청문회가 향한 곳은 후보자가 아니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9월 15일 열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검증의 초점은 후보자가 아니라 무소속 한동훈 의원에게 쏠렸는데요.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 해명보다 한 의원이 수사 자료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그리고 과거 검찰이 정치 수사를 벌였는지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습니다.
김 후보자는 한 의원이 공개한 기소계획서와 녹취록이 일반인이 구할 수 없는 자료라며, 검찰 내부의 디지털 증거 관리 서버인 디넷(D-NET)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이런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두고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표현했죠. 이에 한 의원은 오빠 독약 로비 문제를 제기한 대가라면 기꺼이 민주주의의 적이 되겠다며 맞섰습니다.
신약 청탁과 투자 시점
후보자를 둘러싼 핵심 의혹은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건입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당시 국회의원 신분으로 브로커 양모 씨의 요청을 받아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신속 처리를 요청했고, 그 대가로 정치후원금 500만 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습니다.
쟁점은 시점입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민원 전달 당시 제넨셀과 세종메디칼이 무관했다고 주장했지만, 판결문에는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연락한 10월 12일보다 나흘 앞선 10월 8일에 이미 100억 원대 투자 협상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나옵니다. 세종메디칼은 10월 19일 총 112억 원 규모 계약으로 최대주주가 됐고, 일주일 뒤 임상시험이 승인됐습니다.
남은 물음들
같은 날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양 씨와 제넨셀 창업자 강모 씨의 결심공판이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강 씨의 별건 항소심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공판을 11월 12일로 미뤘고, 두 사람은 취재진 질문에 끝내 답하지 않았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배상윤 KH그룹 회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이 제넨셀 관련 허위 정보로 주가를 띄워 115억 8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식약처가 제약사 요약 자료만 믿고 원자료 대조 없이 심사해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청문회는 끝났지만, 후보자 검증은 오히려 뒤로 밀린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