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길 막힌 국방위원장
미국이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관용비자(A-2) 신청을 거부했습니다. 진 위원장은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하와이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방미 직전 거절 통지를 받았습니다. 그는 동맹국 국회의 국방위원장에 대한 비자 거부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미국이 공식 의정 활동을 가로막고 상호 존중을 훼손했다는 주장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사유를 공개하지 않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법을 철저히 집행하며 미국의 이익을 우선한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진 위원장은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가 1995년 사면·복권됐습니다. 미국 측은 과거 판결문과 영문 번역본을 요구했고, 외교부는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며 신속 발급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도 비자 지연으로 국정감사 지역을 유럽으로 바꿨습니다.
'미국 이익 우선'과 엇갈린 해석
해석은 갈립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비자 거부가 국회의 권위를 훼손했다며 미국에 해명과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국가정보원은 한미 갈등의 신호라기보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된 미국 입국 절차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자 발급이 미국의 주권적 권한인 만큼 사유를 밝히지 않는 관행을 두고도 평가가 엇갈립니다.
보수 야당은 더 강경합니다. 국민의힘은 여권 인사들의 과거 이력을 거론하며 이번 사태를 외교 참사로 규정했고, 비자 거부율 상승이 경제 협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5년 기준 한국인의 미국 비자(B1·B2) 최종 거절률은 24.73%로 2024년 14.97%보다 크게 올랐습니다.
난기류 속 외교의 시험대
비자 문제는 한미 관계 전반의 긴장과 맞물려 있습니다. 한미안보협의회의 일정 조정과 핵추진잠수함 협의 지연, 북한 관련 정보 공유 제한 논란까지 겹쳤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찾아 비자 문제를 한미 관계와 분리해 다루겠다고 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신속 발급을 직접 제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관건은 개별 사안의 해결과 함께 재발을 막을 정례적 소통 채널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미국은 추가 서류 제출과 행정심사를 거치면 비자 발급 여부가 다시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진 위원장도 회신에 따라 방미 일정을 조율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공식 방문단의 일정이 사유 설명 없이 막힌 데 대한 정치적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