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료의 갈림길
부산에서 10세 소년이 호흡곤란으로 12곳의 응급실을 찾아다니다 끝내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가족은 이미 뇌사 단계였다는 말로 절망을 전했는데요. 같은 시기 분만 병원에서 출혈이 멈추지 않던 산모는 대학병원으로 신속히 이송돼 목숨을 건졌습니다. 한쪽은 지역 연계가 살렸고, 다른 쪽은 연계가 닿지 못해 아이를 잃은 겁니다.
KNN이 연 지역의료분권포럼에서는 이 간극을 메울 '지역완결의료'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환자 정보가 흐르듯 공유돼 진단부터 재활까지 지역 안에서 이어져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고, 중증이 의심되면 즉각 연계해 치료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인구 감소가 만든 역설
손영래 보건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은 원인을 인구 구조에서 찾습니다. 환자가 줄면 병원이 규모의 경제를 잃고, 의료진을 붙잡는 비용은 오히려 수도권보다 빠르게 올라 '비용 역전'이 생긴다는 겁니다. 분만을 유지하려면 산부인과 의사 4명과 연 500건의 분만이 필요하지만, 농어촌은 150건 남짓에 그친다는 설명입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거점으로 키우고 47개 상급종합병원에 연 3조1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중증 진료 네트워크를 세우겠다는 구상입니다. 공공병원이 없는 10여 곳은 신규 설치를 검토하고, 민간병원이 있는 190여 곳에는 연 9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붙입니다. 여기에 지역의사제의 연착륙과 5조원 규모 재원 투입이 관건으로 꼽힙니다.
전시장에서 찾는 돌파구
같은 시기 부산 벡스코에서는 KIMES BUSAN 2026이 열려 지역 의료산업의 저력이 확인됐습니다. 양산시는 나노덴, 테라노비스, 피글 등 7개사와 양산관을 꾸렸고,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은 재활·치료기기와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 19개사를 공동관에 세웠습니다. 케이원메드글로벌은 체외충격파와 초음파를 한 핸드피스에 담은 장비를 내놓았습니다.
의료 공백을 메우는 답이 인력과 재원 확보에만 있지는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기업 지원과 판로 개척으로 지역 산업 기반이 두터워져야 의료 인력이 머물 여건도 갖춰진다는 겁니다. 지역완결의료가 자리 잡기까지 남은 과제는 결국 사람과 돈, 그리고 산업의 선순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