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픔 딛고 터진 237일 만의 골
손흥민이 LAFC 유니폼을 입고 237일 만에 리그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7월 18일 LA 갤럭시와의 LA 더비에서 후반 12분, 델가도와의 패스 교환 뒤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시즌 첫 골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치고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치른 첫 공식 경기였습니다. 손흥민이 월드컵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축구의 즐거움을 되찾은 순간이었죠.
경기 후 손흥민은 한국에서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생일을 맞이하며 정신적인 회복을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의 감정적 소모가 컸던 만큼, 소속팀으로 돌아와 자신을 존중해주는 감독과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휴식의 결실로 현장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PK는 양보하고 동료를 지킨 리더십
이날 경기에서 더 주목받은 건 골 이전에 펼쳐진 손흥민의 품격 있는 배려입니다. 전반 추가 시간에 얻은 페널티킥 기회에서 그는 마치 자신이 차는 듯 공을 들고 서 있었는데, 사실 이는 전담 키커인 드니 부앙가를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상대 선수들의 항의와 심리전을 대신 받아내며 부앙가가 편안하게 킥을 할 수 있도록 시선을 끌어준 겁니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부앙가가 원래부터 LAFC의 전담 키커라는 점을 존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료가 골을 넣었을 때 마치 자신이 넣은 것처럼 기뻐했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공식 답변을 넘어선 진심으로 느껴졌죠. 이처럼 팀의 기존 질서를 지키고 동료를 먼저 생기는 모습은 베테랑 공격수가 보여준 성숙한 리더십 그 자체였습니다.
더비 승리와 함께 찾아온 반등의 기회
쐐기골을 포함해 LAFC는 이날 3대 0으로 완승을 거두며 서부 콘퍼런스 3위로 도약했습니다.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은 손흥민이 마땅한 보상을 받게 되어 팀 전체가 기쁘다고 말하며 그의 복귀를 반겼는데요.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이번 승리는 후반기 순위 경쟁에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후에는 라이벌 팀의 마르코 로이스와 독일어로 짧은 인사를 나누며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도 연출했습니다. 손흥민은 과거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로이스의 팬이었다며 훌륭한 선수와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라고 전했죠. 이제 손흥민은 곧 열리는 솔트레이크와의 홈 경기를 비롯해 MLS 올스타전까지 앞두고 있습니다. 월드컵의 그림자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득점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