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합당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민주당 5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잠잠했던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여기에 정청래 전 대표가 내년 1월까지 합당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의는 한층 뜨거워지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합당론은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 전 대표가 지난 1월 먼저 제안했지만 민주당 내부 반발에 부딪혔고, 김민석 대표도 취임 직후 대통합추진단과 조국혁신당 연대분과를 꾸려 논의를 이어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면서 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시기와 절차를 둘러싼 이견
정 전 대표의 '1월 시한'은 당내에서 곧바로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는 2028년 총선을 앞두고 혁신당 출신 인사들이 권리당원을 모집하려면 최소 6개월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총선이 임박하면 합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반대로 합당 협상을 맡은 이해식 의원은 정해진 절차 없이 시한부터 제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박지원 의원도 "100일도 안 된 대표를 흔들지 말고 백지장도 맞들어야 한다"며 정 전 대표를 겨눴습니다. 대통합추진단장인 박범계 의원은 지도부 결단으로 신속히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내년 여름까지는 시간이 있다고 봤습니다.
신뢰 회복이 관건
혁신당의 조건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준형 원내대표는 혁신당이 집권당의 국면 전환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며 대등한 정치적 동반자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명희 원내대변인 역시 민주당의 일방적인 언론 대응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협상의 변수는 혁신당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혁신당 지지도는 8.1%로 전주보다 1.4%포인트 올라 2024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진보 성향 응답층 지지율도 11.4%에서 20.5%로 뛰었습니다.
결국 합당 성사 여부는 지도부의 결단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당내 공감대와 양당 간 신뢰 회복이라는 숙제를 풀지 못하면 논의는 다시 교착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