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년 선고된 한학자 총재, 정교유착 실체 인정
서울중앙지법이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죠.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13년과 비교하면 형량이 크게 낮아진 건데요. 재판부는 한 총재가 통일교의 정점에 있는 인물임에도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종교 지도자로서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2년형이 결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통일교가 정치권과 결탁해 교세를 확장하려 한 사실을 법적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재판부는 2022년 대선을 전후로 한 총재가 우호적인 정치 세력을 지원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다고 봤습니다. 특히 권성동 전 의원에게 현금 1억 원을 건넨 사실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 그리고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고가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다만 쪼개기 후원과 관련된 횡령 일부는 무죄로 판단되었고, 증거인멸 교사나 해외 정치인 관련 혐의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가 기각되었습니다.
개인 금고서 나온 260억 원, 추가 기소 잇따라
합수본의 수사는 이번 판결과 맞물려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8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한학자 총재 등 총 32명을 기소했습니다. 신천지 측은 특정 정당 당원 가입 사건으로 이만희 총회장이 구속 기소됐고, 통일교 측은 한 총재의 횡령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합수본은 한 총재의 개인 금고를 수색해 현금 260억 원을 압수했는데요. 이는 교단 자금을 빼돌려 은닉한 것으로 보고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한 부분입니다. 앞서 1심에서 인정된 횡령 혐의와 더불어 총 105억 원대의 교회 자금 유용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한편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던 전재수 부산시장과 임종성, 김규환 전 의원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완성이나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가 종결되기도 했습니다.
13년 구형과 2년 선고 사이, 항소심 쟁점은
이번 판결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의 과잉 수사 논란이 함께 제기됩니다. 특검팀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닌 사안까지 기소한 것은 별건 수사의 악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재판부 역시 증거인멸 교사 등 일부 혐의에 대해 특검법 범위를 벗어났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습니다.
향후 항소심에서는 한 총재가 구체적인 불법 행위를 어느 정도까지 인지하고 승인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통일교 측은 한 총재가 단순히 대외 활동의 큰 방향만 승인했을 뿐, 현금 전달이나 차명 후원 같은 구체적 방법까지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특검 측도 구형량에 못 미치는 형량에 항소할 것으로 보여 2심에서도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됩니다.
수사의 형평성 문제도 남았습니다. 합수본이 야권 인사에겐 무혐의 처분을 내리거나 경찰로 이첩하면서도 여권 관련 의혹은 집중적으로 수사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교분리 원칙을 되새기는 동시에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해소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