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인정한 정교유착의 정점
2026년 8월 31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정교유착 혐의로 기소된 1심 재판에서 총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는데요. 재판부는 한 총재를 범행의 정점으로 판단하며 종교와 정치의 부적절한 결탁이 사회적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한 총재는 2022년 1월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넸고, 같은 해 3월에서 4월 사이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총 1억 4,400만 원을 이른바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한 2022년 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고가 목걸이 등을 전달하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사실도 인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자금과 금품 마련을 위해 교단 자금을 무단으로 빼돌린 업무상 횡령 혐의 역시 일부 유죄로 판단되었습니다.
구형량의 6분의 1에 그친 형량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한 총재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는데, 법원이 선고한 2년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재판부는 한 총재가 직접 범행을 지시하고 주도한 정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특검이 요구한 만큼의 중형을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함께 기소된 전직 간부들에 대해서도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에서부터 징역 6개월까지 형이 선고되며 범행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물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쪼개기 후원 자금을 선교지원비로 허위 처리한 혐의 등 일부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불법영득 의사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카지노 원정도박 수사 관련 증거인멸 및 횡령 혐의는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기각 처리했습니다. 이러한 판결 내용은 항소심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정치인은 기소되지 않은 수사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한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는 약 8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지만, 결과적으로 기소된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종교 지도자와 간부들은 대거 재판에 넘겨졌으나, 정치인들은 증거 부족이나 인지 불능,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모두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합수본은 통일교의 쪼개기 후원과 관련해서도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들이 해당 자금이 특정 목적을 가지고 보낸 것임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해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신천지의 집단 당원 가입 의혹 역시 총회 차원의 조직적 강요는 입증되지 않았고, 일부 관련자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처럼 수사의 칼날은 종교 측을 향했지만 정치권을 법정으로 이끌지는 못하면서, 향후 정교유착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