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몽골 국빈 방문, 자원 외교에 무게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15년 만에 몽골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이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속에서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실용 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양국 정상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원칙적 타결에 합의했고,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1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기로 했습니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희토류와 구리, 몰리브덴 등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고 양국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있습니다.
실무 협력도 구체화됐습니다. 인공지능과 에너지, 물류, 금융, 보건의료 등 분야에서 총 21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고, 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초원길' 프로젝트 협력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행보를 넘어 실질적인 산업 협력과 자원 확보를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제안보와 북한 문제, 두 축으로 잡다
이번 순방은 자원 외교만큼 북한 문제와의 연결성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양국 정상은 '울란바타르 선언'을 통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비확산과 군축, 평화적 이용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선언문에는 한반도 평화공존과 단계적 비핵화를 포함한 한국 정부의 정책 기조도 명시됐습니다.
몽골은 소련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북한을 승인한 국가로, 한국전쟁 당시 전쟁고아 돌봄과 말 1만 마리 지원 등 북한이 오랫동안 신뢰해 온 나라입니다. 김일성 주석이 두 차례 방문했을 정도로 상징성이 크고, 민주화 이후에도 북한과 외교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몽골은 북한이 실제로 신뢰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대화 재개를 위한 외교적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2014년부터 '울란바타르 대화'를 개최하며 한반도 문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온 만큼, 이번 방문이 남북 및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귀국 후 현안 산적, 제도적 성과를 실체로 연결해야
이 대통령은 이번 3박 5일간의 일정에서 나토와의 방산 협력도 두드러졌습니다. 한-나토 조달 기본협정 체결 협상 개시와 다국적 방산 원자재 사업 옵서버 참여를 통해 연간 15조 원 규모의 나토 공동조달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군용선박 건조 협의를 하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1억 달러 규모의 비살상 무기 지원 의사를 밝히는 등 방산 외교에도 속도를 냈습니다.
귀국한 이 대통령은 15일부터 시작되는 2차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점검하고, 23일에는 부동산 정책 토론회를 주재하며 하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런 제도적 성과를 실제 수출 확대와 투자 유치, 그리고 실질적인 공급망 안정으로 연결하는 후속 협상이 앞으로의 관건입니다. 향후 몽골과의 광물 협력이 국내 첨단산업 육성 정책에 실제 힘이 되려면 세부 협상에서의 성과가 뒷받침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