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된 한미연습, 예정대로인 3국 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한미 연합연습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는 9월 7일부터 닷새간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예정대로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쌍룡 훈련마저 취소된 상황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조치인데요, 같은 미국의 결정이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지역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연례 훈련입니다. 해상 미사일 방어와 대잠수함 작전, 공중 및 방공 훈련은 물론 사이버와 우주 영역까지 아우르는 다영역 작전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2023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처음 합의된 이후 네 번째로 열리는 이번 훈련은 3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와 협조 체계를 한층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대북 유화와 안보 협력 사이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줄이면서도 3국 훈련은 건드리지 않는 이유는 복잡한 외교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양자 훈련은 유연하게 조정했지만, 한미일 3국 간의 안보 협력 틀 자체는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한국국방연구원도 이를 대북 대화의 여지를 남기면서 기본적인 억제 태세는 유지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했습니다.
다만 훈련의 성격을 두고 미국과 한국의 시각은 약간 다릅니다. 합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맞서는 방어적 훈련임을 강조하는 반면, 미군은 진화하는 역내 위협 대응에 무게를 둡니다. 여기에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 담겨 있는데요. 미국은 오키나와와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잇는 제1도련선 내 전력 강화를 꾸준히 강조해 왔습니다.
중국 견제와 북한 반발 사이
훈련 장소인 제주 동남방 공해는 중국 함대가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핵심 길목에 위치합니다. 3국이 이 지역에서 연례 훈련을 이어가는 것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셈입니다. 실제로 이번 훈련에는 향상된 방공 시나리오와 해상차단 작전 등이 포함되어 역대 가장 진화된 협력 체계를 입증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일본에 주둔하던 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해당 지역으로 차출되면서, 이번 훈련에는 항모가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북한은 과거 프리덤 에지를 무모한 힘자랑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어, 이번 훈련이 시작되면 추가적인 대남 비난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국이 대북 대화의 문은 열어두면서도 동맹국과의 군사 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복잡한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어디까지 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