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부담을 덜기 위한 끔찍한 선택
제주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 허위 종결 파문이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30대 부 경장이 맡은 실종 신고를 거짓으로 종결 처리한 끝에 두 명의 실종자가 뒤늦게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인데요. 2026년 9월 1일, 해당 부 경장은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 등 혐의로 구속된 채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범행 내용은 상당히 교묘했습니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실종된 30대 여성 장 모 씨와 7월 실종된 60대 남성의 사건을 각각 처리하면서, 실제로는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음에도 가족에게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내부 시스템에는 교통사고 사망이나 소재 발견처럼 허위 정보를 입력해 관리 목록에서 아예 삭제해버렸죠. 결국 두 실종자 모두 시신으로 발견되었으며, 초기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인 규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숨겨진 기록들이 드러나면서
수사가 깊어질수록 문제의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 전수조사 결과, 부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처리한 298건의 실종 사건 가운데 무려 27건이 부적절하게 종결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10건은 안전 확인도 없이 마음대로 종결했고, 15건은 실종자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한 뒤에도 고의로 사망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 경장은 조사에서 실종자가 일반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으며, 사건을 미종결로 남겨두면 챙겨야 할 서류와 인계 업무가 많아 부담스러웠다고 진술했습니다. 프로파일러 분석 결과도 누적된 업무 피로감과 책임 회피 성향이 결합한 업무 태만으로 평가되었는데요. 이처럼 한 사람의 무책임한 판단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 셈입니다.
제도 허술 넘어 국가적 관리 과제로
이번 사태는 단순히 개인의 비위를 넘어 실종 사건 관리 체계 전반의 허술함을 드러낸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실종 사건을 사망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총괄 관리를 맡겼습니다. 경찰청 역시 전국적으로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장기 실종 사건 전수조사에 나섰는데요.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회에서 실종자 사인을 두고 번복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종은 단순한 가출이 아닌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인식이 제도 전반에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전담 인력 부족과 관리 체계의 사각지대를 어떻게 메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