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숙원, 1.3점 차로 무너지다
36년간 이어진 전남 서남권의 숙원사업이 1.30점 차이로 최종 무산되었습니다. 국립목포대학교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설립 추진이 정부 평가에서 순천대학교에 밀린 것인데요. 목포대는 87.85점을 기록했지만, 순천대의 89.15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평가에는 의대 설립 추진체계와 교육시설, 교원 확보계획 등이 주요 기준으로 반영되었습니다.
결과가 확정되자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습니다. 그는 지난 7년간 삭발 투쟁 등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강한 역풍이 일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에 실패한 상황에서 투쟁 과정만을 강조하는 태도가 민심과 괴리됐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단순 사과를 넘어 구체적인 실패 원인 규명과 정치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동서 갈라놓는 의료 지도
순천대가 국립의대 신설 추천대학으로 선정되면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와 지역 정당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다만 이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선정이 동·서부권 의료격차 해소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전남 서부권의 의료 환경은 상당히 열악합니다. 무안군을 비롯한 서남권은 분만 및 응급의료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도서 지역이 많아 중증 환자의 신속한 이송과 진료에 큰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무안군은 순천대에 의대가 들어서도 서남권의 의료 공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보당 역시 지난 40년간의 의료 공백이 동부권에만 의대가 생긴다고 메워지지 않는다며 목포에도 국립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상생을 넘어선 과제
이번 사태는 단순한 대학 간 경쟁 결과를 넘어 전남 지역의 균형 발전과 정치권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무안군의회는 이번 결과가 광주·전남 통합 이후 서남권이 실질적으로 얻은 혜택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며, 통합의 성과가 특정 지역에만 쏠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는 가칭 '동서의료균형발전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하며 정부가 약속한 상생 방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금 서남권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위원회 구성이나 유감 표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입니다. 빅5 병원 분원 유치나 국·시립 의료원 설립 같은 실체적 대책이 언제, 어떤 규모로 추진될지 명확한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36년을 기다린 끝에 이뤄지지 못한 약속. 이제 지역 사회는 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를 따지기보다, 남은 의료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