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인텔, 미국 메모리 생산 협의…확정은 없지만 관건은 한국 정부

한연I헤
45개의 관련 기사

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6일 오후 10:05

발행: 2026년 9월 16일 오후 7:33

요약 생성중...

SK하이닉스가 인텔과 협력해 미국 현지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공장 임대나 클라우드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이 거론되지만 회사는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인텔의 자금난이 맞물린 가운데, 국가핵심기술 심사를 둘러싼 한국 정부의 판단이 최대 변수로 꼽힙니다.

미국 땅에서 메모리를 만든다?

SK하이닉스가 인텔과 손잡고 미국 현지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생산시설 일부를 임차하거나, 인텔과 주요 클라우드 기업이 참여하는 합작법인을 세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다만 SK하이닉스는 곧바로 선을 그었습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일 뿐, 보도에 나온 시나리오를 포함해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겁니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었습니다. 개장 전 거래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2.51% 오른 179.35달러를 회복했고, 인텔도 2.94% 강세를 보였습니다.

왜 지금 논의가 나왔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미국 내 생산을 늘리지 않는 기업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는데요. 자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한국 기업들도 현지 생산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인텔의 사정도 맞물립니다. 오하이오 캠퍼스는 공장 8개를 지을 수 있는 단지로 사업비가 약 1,000억 달러로 추산되지만, 실적 부진으로 완공 시점이 2030년 이후로 밀린 상태입니다. SK하이닉스가 시설을 임차하면 인텔은 자금 부담을 덜고, SK하이닉스는 건설 비용 없이 전공정 거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생산은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의 HBM 패키징 공장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약 40억 달러가 투입된 이 시설은 2029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지만, 칩을 직접 만드는 전공정이 아니라 가공 단계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관건은 한국 정부

가장 큰 변수는 기술 유출을 둘러싼 국내 절차입니다. HBM과 첨단 D램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해외 생산을 추진하려면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른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요. 산업통상자원부는 결정은 기업의 재량이라면서도 핵심 기술이 걸린 사안은 관련 법에 따라 엄격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경제성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미국은 인건비와 건설비가 한국보다 높고 공급망은 아시아에 집중돼 있어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도 용인 Y2와 청주 M17에 54조 3,000억 원을 투자하며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논의는 확정된 계획이라기보다 여러 가능성 중 하나를 탐색하는 단계입니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한국 정부의 기술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향후 협상의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