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장관 '구성 핵시설' 발언, 한미 간 논란과 국내 정치 공방으로 비화

경경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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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수정 · 2026년 4월 22일 오전 1:20

발행: 2026년 4월 22일 오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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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을 두고 미국의 정보 제한 주장과 국내 정치권의 공방이 맞물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밀 유출 정황이 없다고 밝혔지만, 여야는 안보 이슈를 프레임 삼아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모적인 정치 공방을 지양하고, 한미 동맹의 신뢰를 다지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사실 관계부터 따져봐야 할 문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마디가 외교적 파문과 정치적 공방을 동시에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회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지역으로 영변, 강선과 함께 '구성'을 언급한 것이 발단이었는데요. 미국 측은 이 발언의 근거가 자신들이 제공한 기밀 정보라고 판단해 대북 인공위성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광범위한 보안 조사를 실시했지만, 기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국방부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한미 대북 정보 공유 체계는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반복해서 강조했습니다.

논란은 발언 내용 자체보다 그 출처에 더 집중되고 있습니다. 정 장관은 발언의 근거로 미국 싱크탱크 CSIS의 보고서를 들었지만, 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다만 차 석좌가 과거 구성시 용덕동의 고폭 시험 시설에 대한 보고서를 쓴 적은 있는 만큼, '구성' 지역에 대한 인식 자체는 이미 학계에 어느 정도 알려진 상태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 점을 지적하며, 정 장관이 이미 공개된 정보를 말한 것일 뿐이라고 옹호했습니다.

정치권을 휩쓴 '안보 프레임' 공방

이 복잡한 사실 관계 속에서 정치권의 반응은 빠르고도 첨예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의 발언이 한미 동맹에 균열을 초래했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강력히 항의했다고 주장했죠. 그러나 국방부는 이 주장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부인하며, 오히려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 같은 공세를 장동혁 대표의 최근 미국 방문 성과 부재, 이른바 '빈손 귀국'을 덮기 위한 의도적인 정치 공세로 규정했습니다.

공방은 SNS로까지 번졌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귀국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친북 한중동맹'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했고, 이 대통령은 직접 SNS에 나서 문제의 발언을 둘러싼 주장들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이 모든 논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과거 선거에서 안보 이슈가 정치적 프레임으로 활용된 전례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진짜 위험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지속되는 것 자체에 대해 전문가들은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특히 미국의 동맹 재편 움직임과 복잡한 중동 상황 속에서 한국이 전략적 고민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런데 핵심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에서 생긴 마찰을 해결하기보다, 국내에서 그 원인을 놓고 서로를 비난하는 데 에너지가 쏠리고 있다는 거죠. 안보 문제는 정권의 눈치를 보거나 선거를 의식해 다루어질 성격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사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예방과 신뢰 구축입니다.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에는 정 장관에 대한 특정한 인식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정보 유출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것을 넘어, 동맹국 간에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소통 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외교안보 현안을 초당적 협력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동맹은 일방적인 복종이 아니라 상호 이해와 존중 위에 서야 오래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