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월소득 208만원의 현실
2027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0,700원으로 확정되면서 현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부담에 한숨을 내쉬고 있는 반면, 노동계는 생계비 보장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번 인상률 3.7%는 3년 만에 3%대로 올라선 것이라 업주들의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편의점이나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점주들의 상황은 특히 심각합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이들 업종에서는 점주가 직접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장님은 한 달 소득이 208만 원에 불과한데, 이는 내년부터 지급해야 할 알바생의 월급보다도 적은 금액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소상공인 절대다수가 인상을 경영의 직접적인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고용 시장에도 냉각기가 찾아올 조짐이 보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소상공인의 77.6%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고, 대응책으로 신규 채용 축소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AI와 키오스크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반대로 양대 노총은 이번 인상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동결에 가깝다고 비판합니다. 하루 8시간 기준 하루 3,040원, 한 달이면 8만 원도 채 안 되는 인상분으로는 누적된 실질임금 손실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노동자들이 여전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점에 대한 유감도 표명되었습니다.
흥정식 결정의 한계
이번 결정 과정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은 또다시 무산되었습니다. 숙박과 음식업 등 영세업종의 요구가 노동계의 반대로 좌절된 것인데요. 편의점과 대형 유통망, 외식업 모두가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게 되었습니다.
현행 제도는 지난 18년간 합의 도출이 단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노사 간 대립이 심하고, 공익위원의 재량에 크게 의존합니다. 명확한 산정 공식 없이 이루어지는 '흥정식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소매업과 음식업의 대출 잔액이 356조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상황에서, 영세업주들의 부담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들은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갖추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물가지수를 법제화했고, 영국과 독일은 전문가 중심의 독립 위원회가 통계를 분석해 권고안을 제출합니다. 이런 사례들처럼 객관적인 산정 기준과 전문가 중심 심의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도 개편의 시급성
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 운영 및 결정 기준 개선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제도 정비 논의가 시작될 전망입니다. 공익위원단 역시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제도개선 추진단 설치를 권고한 상태입니다.
다만 업종별 구분 적용이나 도급제 정비를 둘러싼 노사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큽니다. 소상공인의 생존권과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권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최저임금이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고용 시장 전반의 구조를 좌우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세밀하고 공정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