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화재 원인 미상 종결…무자격자 부실 공사 가능성 이례적 지적

n파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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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20일 오전 8:32

발행: 2026년 7월 20일 오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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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서울 은마아파트 화재로 여고생이 숨진 가운데, 소방당국이 원인 미상에도 무자격자의 부실 전기 공사 가능성을 이례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전용 커넥터 없이 테이프로 마감한 '쥐꼬리 접속' 방식과 화재감지기 미작동 등이 피해를 키웠으며, 경찰은 관련 업자 3명을 입건하고 수사 중입니다.

화재는 집어삼켰지만 의문은 남았습니다

2026년 2월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고등학생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화상과 연기 흡입으로 다쳤습니다. 소방당국은 발화 지점이 너무 심하게 훼손돼 물리적 증거가 모두 소실된 점을 이유로 공식 원인을 '미상'으로 종결했는데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도 전기적 발화 흔적이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원인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천장 전선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럼에도 조사팀은 이사 직전 진행된 인테리어 공사의 문제를 이례적으로 부각했습니다. 주방 천장 내부 전선에서 화재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는데, 이는 공사 과정에서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정황이 여러 곳에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테이프로 감은 전선과 침묵한 감지기

문제는 전기 배선 공사 방식에서 시작됩니다. 작업자들은 주방 조명을 옮기기 위해 전선을 연장하면서 전용 커넥터 없이 구리선을 꼬아 전기테이프로 마감하는 이른바 '쥐꼬리 접속'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은 접촉 저항을 높여 발열 위험이 크다는 게 소방 당국의 분석입니다. 이러한 시공은 접속부의 기계적 강도를 약화시키고 시간이 흐르면서 절연 성능을 서서히 저하시킵니다. 더구나 전선 노출을 막아야 할 전선관조차 설치되지 않았고, 전기설비기술기준(KEC)을 준수하지 않은 시공 정황이 여러 곳에서 드러났습니다.

공사를 맡은 작업자 두 명은 전기 기술 자격증이나 면허를 전혀 갖고 있지 않은 무자격자로 확인됐습니다. 인테리어 업체는 관리사무소에 공사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사후 전기 안전점검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공사 이후 화재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점검도 빠져 있었습니다. 결국 불이 난 집의 감지기는 침묵했고, 옆집 주민이 복도 소화전 발신기를 눌러야 비로소 경보가 울렸습니다.

입건된 업자들과 남은 과제

경찰은 인테리어 업체 소속 두 명과 전기시공 업체 소속 한 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공사 비용이 1,500만 원 이상임에도 미등록 업자가 공사를 맡은 정황에 대해서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 적용도 검토 중입니다.

사실 이번 화재는 증거가 모두 소실돼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다만 소방당국이 원인 미상 결론에도 불구하고 부실 공사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언급한 것은 향후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한 경고로 풀이됩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는 작은 인테리어 공사조차 안전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이번 사고는 바로 그 사각지대에서 비롯된 참변으로, 안전 점검과 자격 검증이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비극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허술함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