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을 눈앞에 두고
한국 휠체어컬링 혼성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손에 쥐는 순간을 놓쳤습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웨덴에 4-7로 패배하며 4위로 대회를 마무리한 건데요. 2018 평창 대회 이후 정확히 8년 만에 동계 패럴림픽 4강에 다시 오른 값진 도전이었지만, 메달이라는 결실까지는 따내지 못했습니다. 결승 문턱에서 두 번의 아쉬운 패배를 겪으며, 팀은 메달의 무게를 다시 한번 실감한 셈입니다. 앞선 4강전에서도 캐나다에게 7-8로 역전패를 당했던 터라, 선수들의 아쉬움은 더욱 컸습니다.
팽팽했던 접전의 흐름
스웨덴과의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했습니다. 남봉광, 방민자, 양희태, 이현출, 차진호 선수로 구성된 한국 팀은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습니다. 문제는 중반이었습니다. 2-3으로 뒤진 6엔드에서 스웨덴의 날카로운 샷에 2점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죠. 7엔드에서 2점을 만회하며 4-5로 추격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마지막 8엔드에서 스웨덴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추가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선공을 잡고 역전을 노렸던 마지막 기회에서, 상대의 탄탄한 전략에 무너지고 만 겁니다.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과 전략 실행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부분입니다. 이현출 선수는 경기 후 “여러모로 부족했는데, 특히 내가 부족했다”며 자책했고, 평창 대회에도 출전했던 베테랑 방민자 선수는 “8년 전과 상황이 비슷해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습니다.
아쉬움 속에 찾은 희망
4위라는 결과 자체는 아쉽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 휠체어컬링이 보여준 전체적인 모습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우선, 혼성팀이 8년 만에 4강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장애인 컬링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더 중요한 건 다른 종목에서 나온 성과입니다. 믹스더블(혼성 복식)에서 이용석-백혜진 조가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은 16년 만에 패럴림픽 컬링 메달을 다시 목에 걸게 됐습니다. 이로써 한국 컬링 대표팀은 두 종목 모두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고, 장애인 컬링의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을 입증했습니다. 남봉광 선수의 경우, 아내인 백혜진 선수가 은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봤지만 자신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선수들은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다음을 기약하고 있습니다. 방민자 선수의 “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말과 남봉광 선수의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가, 아쉬움을 미래의 동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한국 휠체어컬링은 이번 패럴림픽을 통해 메달의 영광은 놓쳤어도, 도전정신과 성장 가능성은 확실히 증명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