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끊긴 뒤에야 온 재난 문자
12일 오전 10시 30분쯤, 한국수자원공사 사천정수장에서 원인 불명의 정전 사고가 터졌습니다. 이 여파로 경남 7개 시군에서 수돗물 공급이 끊기는 대형 사고가 벌어졌는데요. 특히 거제시민들의 불만은 컸습니다. 인근 통영시가 오후 6시 36분경 일찌감치 단수 예고 문자를 보내 대비 시간을 준 것과 달리, 거제시는 이미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뒤인 오후 8시 30분이 되어서야 시민들에게 절수를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예고 없는 단수에 거제 시민들은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퇴근 후 식사 준비와 세면 등 일상이 한순간에 멈췄고, 주민들은 욕조와 대야를 동원해 남은 물을 급하게 받아놓는 소동을 벌였습니다. 시민들은 지자체의 늑장 대처에 강하게 반발하며,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11시간의 사투 끝에 재개된 공급
사천정수장은 사천과 진주, 남해, 하동, 거제, 통영, 고성 등 경남 7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입니다. 정전이 발생하자 수자원공사는 즉시 비상 발전기를 가동했지만, 공급량보다 사용량이 더 많아 배수지 수위가 급격히 떨어졌고, 결국 오후 6시부터 본격적인 단수가 시작됐습니다. 수자원공사는 긴급 복구 작업에 나섰고, 병물 2만 병과 급수차 20대를 투입해 비상 지원을 실시했습니다.
오후 9시 30분경, 정전 발생 11시간 만에 전기설비 복구가 완료되며 수돗물 공급이 정상화됐습니다. 다만 공급이 재개된 초기에는 관로 잔류물로 인해 흙탕물이나 혼탁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일부 시민들은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불안감을 안고 수도꼭지를 틀어놓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긴급 복구 뒤에도 남는 과제
이번 사태는 복구 완료와 함께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정전 원인 규명과 지자체 재난 대응 체계에 대한 점검은 이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수자원공사는 관계 기관과 합동으로 정확한 정전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며, 공급 초기 혼탁수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습니다.
거제시의 늑장 문자 발송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 재난 대응 시스템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힙니다. 인근 지자체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재난 예고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민들의 불안을 최소화하려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