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금 토큰을 일상으로…결제·배달·공공지급까지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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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20일 오전 11:54

발행: 2026년 3월 20일 오전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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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프로젝트 한강’ 2단계가 시작되며, 예금 토큰의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PG사와 협력해 가맹점 부담 없이 결제를 도입하고, 신한은행은 배달앱 등 생활 결제에, IBK기업은행은 장학금 지급에 활용하는 등 은행별 전략이 나뉘고 있습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은행 간 경쟁 유도와 이자 지급 기준 등 제도적 보완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됩니다.

디지털 화폐, 생활 속으로 들어온다

한국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 화폐 인프라 구축 사업 ‘프로젝트 한강’의 2단계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습니다. 1단계에서 편의점이나 마트 등 제한된 공간에서 시험 운영되던 ‘예금 토큰’이 이제 배달 앱 결제부터 대학 장학금 지급까지, 우리 생활 훨씬 더 깊숙이 파고들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시중은행들은 이 새로운 디지털 지급 수단이 실제로 얼마나 편리하고 유용한지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활용 시나리오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닌,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교두보를 마련하는 단계로 접어든 겁니다.

예금 토큰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기반으로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예금입니다. 지갑 앱에 담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그 뒷받침은 은행에 맡긴 실제 예금이죠. 1단계 실험을 통해 기술적 안정성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평가받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시스템이 정말 사람들의 일상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은행들마다 조금씩 다른 전략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가맹점부터 공공기관까지, 각자의 확산 전략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기존 결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접근법입니다. KB국민은행은 국내 대표 결제 대행사(PG)인 KG이니시스와 손을 잡았습니다. 이 협력을 통해 가맹점들은 기존의 카드 단말기나 정산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도 예금 토큰 결제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새로운 비용 부담 없이 고객 결제 수단만 하나 더 늘리는 셈이죠. 신한은행도 비슷한 맥락에서 자체 뱅킹 앱 ‘신한 SOL’을 통해 예금을 토큰으로 전환해, 제휴한 배달앱 ‘땡겨요’나 편의점, 심지어 여행자보험 가입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한편, 공공 영역에 주목하는 은행들도 있습니다. IBK기업은행은 대학에 지급하는 장학금을 예금 토큰 기반의 바우처 형태로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출산지원금이나 아동수당 등 정책 자금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지급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행정 처리 비용이 줄며, 예산이 다른 곳으로 새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기대됩니다. BNK금융그룹은 지역화폐 ‘동백전’과의 연계 가능성을 살피고 있어, 디지털 화폐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놓고 있습니다.

성공 조건은 ‘유인’과 ‘경쟁’

하지만 이런 기술과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분명합니다. 금융권 내부에서는 이번 2단계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경쟁 환경의 설계’를 꼽습니다. 과거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소비자들이 어느 카드사로 지원금을 받을지 선택할 수 있게 하며 카드사 간 경쟁을 유도했던 사례가 좋은 본보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예금 토큰을 통한 보조금 지급에도 비슷한 경쟁 메커니즘이 도입된다면, 은행들은 더 나은 서비스와 혜택으로 고객을 유치하려 노력할 것이고, 이는 전체 생태계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규정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자 문제입니다. 예금 토큰도 결국 은행 예금을 대변하는 것인데, 과연 이자 지급이 될 것인지, 된다면 얼마나 지급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합니다. 이는 은행의 자금 운용과 수익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 조속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역할이 중요한 순간입니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을 강화하고, 공정한 경쟁이 펼쳐질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비로소 디지털 화폐가 종이 지폐를 대체할 만한 실질적인 지급 수단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