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새 이어진 피격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1일(현지시간) 초대형 유조선 1척을 포함한 유조선 2척이 해협에서 기뢰에 부딪혀 폭발했다고 밝혔는데요. 초대형 유조선은 대규모 폭발로 화염에 휩싸였다고 IRGC 측은 주장했습니다. 선박 이름과 국적, 인명 피해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도 별도의 사건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한 상선 선장이 다른 선박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는 조난 신호를 전했다는 겁니다. 피격 선박의 정보나 발사체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고, IRGC가 말한 기뢰 사고와 같은 건인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기뢰를 둘러싼 엇갈린 주장
IRGC는 이들 선박이 허가받지 않은 항로를 이용했고 선박 자동식별장치를 끈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9일과 30일에도 남쪽 항로를 지나던 유조선 여러 척이 기뢰에 부딪혀 불이 났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란은 오만 해안에 가까운 남쪽 항로를 무허가 항로로 규정하며, 지난달 초 이후 선박 관련 사건이 최소 16건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설명은 정면으로 갈립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주요 항로의 기뢰를 모두 제거했다고 밝혔지만 IRGC는 이를 부인합니다. 이란은 지난 2월 중동전쟁 이후 해협 통행에 자국 허가를 요구해 왔고, 미국은 이란 항구를 봉쇄하는 한편 다른 나라 상선의 통항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흘 새 걸프 일대에서 선박 피격이 이어진 점도 눈에 띕니다. 지난달 30일에는 카타르가스운송 소속 LNG 운반선 알마예다호가 정체불명의 물체에 공격을 받았는데, 선원 부상이나 환경 피해는 없었고 선박도 운항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지나는 길목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입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평소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지납니다. 긴장이 고조될수록 유가와 해상 운임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로이터는 이란이 전략 요충지인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과시하며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한편 중재국인 카타르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되살리기 위한 외교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진위와 배후가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해협을 둘러싼 공방은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