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예고와 긴급체포
스토킹 사건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하던 50대 남성 A씨가 청와대와 경찰청, 서울경찰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뒤 전자발찌 전원을 끈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A씨는 1일 서울동부보호관찰소에 전화를 걸어 범행을 예고했고, 보호관찰소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서울 종로구 내수동 일대에서 그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검거 당시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전자장치 효용 훼손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A씨는 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있습니다.
A씨는 스토킹 사건으로 법원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잠정조치 결정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법무부는 그가 보호관찰소의 전자감독 대상자는 아니고 경찰이 관리하는 상태였다며, 전자장치는 임의로 끌 수 없고 저전력 경보가 발생하자 즉시 경찰에 통보해 피해자 안전 조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A씨가 전자발찌의 여분 배터리를 잃어버려 교체 비용이 발생하자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치는 있지만 막지 못한다
전자발찌는 위치를 추적하고 훼손이나 접근금지 위반 같은 이상 상황을 감지하는 장치입니다. 범행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는 기능까지 갖춘 것은 아닙니다. 위험 신호가 감지되더라도 정보 공유와 현장 대응이 늦으면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겁니다. 실제로 2021년 강윤성 연쇄살인 사건에서는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첫 살인이 벌어졌고, 이후 절단기로 장치를 훼손한 뒤 추가 범행이 이어졌습니다.
올해 3월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로 구조를 요청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습니다. 가해자의 전자발찌가 과거 성범죄에 따른 것이어서 스토킹 사건의 접근금지 조치와 연동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최근 인천 구월동 상업시설 흉기 난동 사건도 전자발찌 착용자의 범행으로 8명이 다치면서 제도 보완 필요성을 키웠습니다.
남은 과제
정부도 한계를 인식해 법무부와 경찰청이 지난 7월부터 전자발찌 착용자가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사건의 접근금지 대상이 된 경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원을 끄거나 방전시키는 행위, 돌발적인 범행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숙제입니다. 장치 부착만으로 피해자의 안전이 확보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위험 수준에 따라 가해자를 더 적극적으로 격리하고, 경보 이후 현장 대응을 신속하게 연결하는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