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포스에서 드러난 정면충돌
2026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연례행사 '드림포스'에서 글로벌 AI 리더들의 규제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정부 주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시장 자율과 업계의 자체 해결 능력을 강조했습니다.
아모데이 CEO는 AI를 자동차 산업에 비유하며 기업 내 제3자 안전 평가, 민주주의 국가 간 공동 표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조로 이어지는 3단계 규제안을 제안했습니다. "속도와 안전을 양자택일로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젠슨 황 CEO의 반박과, 기업이 스스로 모델을 안전하게 개선할 수 있다는 올트먼 CEO의 입장이 맞섰습니다.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도 인류가 AI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핵무기 통제에 준하는 국제적 안전장치를 촉구했습니다.
이해관계가 만든 진영 논리
업계의 입장 차이는 단순한 철학 문제가 아닙니다. 앤트로픽은 모델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사업자인 반면, 엔비디아는 오픈소스 생태계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오픈소스 AI 플랫폼인 허깅페이스를 12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수익 구조도 엇갈립니다. IPO를 앞둔 앤트로픽은 기존 모델 활용도를 높여 매출을 개선하는 편이 유리하고, 엔비디아는 신규 모델 훈련용 GPU 수요가 곧 매출로 직결됩니다. 결국 이번 논쟁은 안전 문제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뒤얽힌 파워게임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무스타파 술레이만 MS AI CEO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헌법'을 겨냥해, AI를 도덕적 주체로 가정하면 통제 불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흔들리는 정치권과 여론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념을 넘나드는 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고문은 미래생명연구소가 주최한 '친인간총회'에 함께 참석해 AI 규제 필요성에 뜻을 모았습니다. 다만 중국 대응 방식을 두고는 국제 합의와 완전 배제로 입장이 갈렸습니다.
여론도 속도 조절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폴리티코 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통제 불능의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가능성을 우려했고,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응답은 48%로 개발 유지론(31%)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데이터센터 건설 가속을 주장했지만, 자신의 SNS에서조차 반대 댓글이 찬성보다 약 4배 많았습니다. AI 안전을 둘러싼 논쟁이 산업계를 넘어 정치와 여론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