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297만 명 개인정보 유출…소비자 불만·입법 움직임 확산
롯데카드가 297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으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단순히 기술적 결함을 넘어, 정보보안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소비자 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MBK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은 롯데카드의 보안 체계가 '약간 미비했다'고 인정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일부 시사했습니다.
사고 원인과 유출 정보의 범위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2017년 정부의 보안 패치 지시 당시 롯데카드 온라인 결제 서버에서 패치가 누락된 점이 지목됩니다. 해커는 이 취약점을 이용하여 웹셀을 설치하고 장기간에 걸쳐 고객 정보를 탈취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유출된 정보는 고객들의 이름, 생년월일, 연락처 등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넘어,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번호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어 2차 금융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당초 297만 명으로 알려졌던 피해자는 이후 6천 명가량이 추가 확인되어 총 297만 6천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추가 유출은 가족이나 제3자의 카드 등록 시도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고객 불만과 미흡한 보상안
롯데카드가 제시한 보상안은 고객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월 300원짜리 카드 사용 알림 서비스, 2만원 상당의 연회비 면제, 최대 10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 등이 제시되었으나, 고객들은 이를 '거지 취급'하는 수준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특히 평소 할부 결제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집단 소송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으며, 이미 수천 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입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또한 롯데카드의 보상안이 미흡하다고 평가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국회 청문회와 투자 약속, 그리고 의문의 예산
국회 청문회에서 MBK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은 향후 5년간 1100억 원을 정보보안에 투자하겠다는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의 발언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금융사의 보안이 핵심 가치임을 강조하며 투자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롯데카드의 실제 정보보호 예산이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하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128억 원이지만, 실제 투자액은 지난해 117억 원에 불과했다는 점이 비판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보안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조사 착수와 입법 움직임
롯데카드의 이번 사태는 금융당국의 조사 착수로 이어졌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롯데카드의 불완전판매 및 부당행위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며, 영업 관행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섰습니다.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관련 법규에 따른 제재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편, 대형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22대 국회에서는 관련 규제 법안 발의가 폭증하는 추세입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만 112건에 달하며, 대부분 유사한 내용의 '복사 붙여넣기'식 법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는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입법을 시도하는 '입법 공장' 식 행태를 보여주지만, 역대 최저 수준의 본회의 통과율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남깁니다.
정보보호 시스템의 실효성 논란
롯데카드는 이번 사고 발생 당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을 획득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인증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롯데카드 측은 부정 사용 사례가 없다고 밝혔으나, 고객들이 불안감으로 인해 카드 정지나 해지를 신청한 건수가 1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객들의 불안감을 방증했습니다. 롯데카드는 추석 연휴 전까지 모든 고객에게 보호 조치를 완료하고, 피해 발생 시 전액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조좌진 대표는 이번 사태 수습을 마지막 임무로 생각한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