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력으로 압박하는 협상 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중동 지역에 두 번째 항공모함 전단을 ‘아주 곧’ 추가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연이어 나온 발표와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기지 방문을 앞두고 한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이미 페르시아만에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이 배치된 상태인데요, 여기에 카리브해에 있던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함 전단까지 중동으로 이동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군사 이동을 넘어 협상 테이블에서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미국의 계산된 압박 전략으로 읽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가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고 명시했지만, 동시에 협상 자체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협상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란에 매우 나쁜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란 정권 교체에 대한 질문에는 “그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인 것 같다”고 답하며 강경한 어조를 이어갔습니다. 군사적 옵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도 협상의 문을 열어둔 이 ‘압박과 대화’ 병행 전략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접근법입니다.
난항을 겪는 핵 협상의 복잡한 쟁점
이러한 강력한 군사적 압박의 배경에는 난항을 겪고 있는 핵 협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주 오만에서 1차 협상을 가졌으나, 별다른 진전 없이 간접적 의견 교환에 그쳤습니다. 미국 측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그리고 중동 지역 내 무장 대리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란은 핵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으나, 미사일 개발과 지역 내 활동 문제는 국가 안보의 ‘레드라인’으로 규정하며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 차이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시한을 부여했습니다. 그는 한 달 안에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란 측에 신속한 합의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협상의 범위를 둘러싼 근본적인 불일치입니다. 미국과 동맹국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위협뿐만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과 지역 패권 확대 역시 해결해야 할 핵심 현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테헤란 정권은 이 문제들에 대해 단호히 거부하고 있어, 협상이 쉽게 진전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협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조되는 긴장과 불확실한 미래
제럴드 포드함의 중동 추가 배치는 지역 군사적 긴장을 한층 높일 것이 분명합니다. 한 지역에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두 개나 배치되는 상황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명령이 떨어질 경우 수주간 지속되는 대규모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2019년 이란 핵 시설에 대한 ‘한밤의 망치’ 작전이 직전에 취소된 전례를 떠올리게 하며, 실제 군사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란은 당연히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정치고문은 미사일 능력 협상을 거부하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결국 미국의 압박 강도 상승은 이란으로 하여금 더욱 강경하게 나서거나, 아니면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는 두 가지 상반된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과 연계해 “탱고는 두 사람이 춤춰야 한다”며 상대방의 움직임을 촉구하기도 했는데, 이 표현은 이란 국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향후 한 달은 중동 정세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군사력 과시와 외교적 대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미국의 전략이, 과연 협상 돌파구를 열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충돌의 서막이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