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의혹과 조직적 대응의 충돌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지 열흘 가까이 되었지만, 오히려 논란은 더욱 첨예한 법적 공방으로 확전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로 지목된 A씨의 방송 출연과 경찰의 본격 수사 개시, 그리고 여야 간의 날선 공방이 맞물리면서 사건의 초점은 성추행 의혹 자체보다 '2차 가해'와 권력 논란으로 빠르게 옮겨갔습니다. 국민의힘은 장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을 잇따라 고발하며 공세를 강화하는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도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A씨는 지난 4일 방송 인터뷰에서 "신체 접촉이 분명히 있었다"고 주장하며 당시 촬영된 영상과 목격자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장 의원이 술에 취한 자신의 신체를 추행했으며, 영상에는 "안 돼요"라는 자신의 외침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장 의원 측은 이를 "연출된 표적 보도"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오히려 A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는 등 법적 공방의 수위를 급격히 높였습니다.
'조폭식 2차 가해' vs '정치적 공세'
국민의힘은 장 의원과 민주당의 대응을 강력히 비판하며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주진우 의원은 5일, 장경태 의원과 서영교 의원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주 의원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발언과 악성 댓글을 '조직적인 2차 가해'로 규정하며, 이러한 행위가 단순한 논쟁을 넘어 형사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맞서 서영교 의원은 주진우 의원의 주장이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며 역으로 법적 조치를 예고하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여성위원회와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서울시 여성의원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며 민주당의 대응을 질타했습니다. 이들은 장 의원의 행위를 '권력형 성범죄'로, 민주당 내부의 발언들을 '살인적인 2차 가해'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경찰로부터 신변보호 조치를 받은 점을 지적하며, 피해자가 공권력의 보호를 요청할 정도로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장경태 방지법' 발의와 수사의 진전
국민의힘은 논란에 대한 입법적 대응도 예고했습니다. 주진우 의원은 '장경태 방지법'이라 명명한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법안은 고위공직자가 성폭력 피해자에게 입막음이나 신상 공개, 무고·협박 등 2차 가해를 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두 명 이상이 공동으로 가해할 경우 가중처벌하는 조항도 포함해 조직적 은폐를 차단하려는 의도입니다.
한편, 수사 현장에서는 진전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A씨의 전 남자친구 B씨를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B씨는 문제의 영상을 촬영한 인물로, 당시 상황과 촬영 경위 등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장 의원이 B씨에게 불이익을 가했는지 여부도 함께 조사 중이며, 당시 술자리에 함께했던 다른 동석자들을 추가로 불러 사실 관계를 규명할 계획입니다.
침묵하는 민주당과 당내 갈등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선 민주당의 대응은 아직도 불분명합니다. 장경태 의원은 정청래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의혹이 제기된 지 9일째인 현재까지 정 대표는 공개적으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당은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했지만, '깜깜이 조사'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구체적인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는 장 의원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의원들도 있는가 하면, 신속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어 내부적 갈등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서영교 의원은 주진우 의원의 고발 발표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맞섰지만, 이는 오히려 여야 간 공방을 더욱 가열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민주당의 침묵과 미온적 대응은 국민의힘의 공세에 대한 방어 수단이 되기보다, 오히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증폭시키는 모양새입니다.
향후 전망: 법정 싸움과 정치적 파장
사건은 이제 명백히 법정 공방으로 넘어갈 태세입니다. 장 의원과 A씨의 상호 고소, 주진우 의원의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고발 예고 등이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 관계가 하나씩 밝혀질 것을 시사합니다. 특히 '2차 가해' 논란은 형사고발 대상이 되면서 단순한 정치적 논쟁을 넘어 법리의 판단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정치적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권력형 성범죄'와 '조직적 은폐'의 상징으로 규정하며 민주당을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당내 유력 인물을 둘러싼 민감한 사안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당의 이미지와 내부 결속력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건의 최종적인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단이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전개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