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마무리 위한 마지막 방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대미 투자 협상의 최종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현지 시간 10일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에 도착한 김 장관은 최종 서명 전까지 협상이 계속되는 과정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번 방문을 통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투자 세부 사항을 조율한 뒤, 이르면 18일 업무협약(MOU)에 서명할 전망입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에너지 분야에 집중된 대규모 투자 패키지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원전 8기와 천연가스 프로젝트 등에 총 1,00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가능성을 보도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체결된 한미 관세협정의 후속 조치 성격으로, 관세 부담을 줄이는 대신 미국 내 인프라 투자를 약속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자리입니다.
원전과 가스발전, 어디에 돈이 들어가나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건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의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입니다. 총사업비가 223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이 사업은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최대 8기의 대형 원전 건설도 후속 사업으로 논의 중인데, 웨스팅하우스의 AP1000과 한국의 APR1400을 혼합해 짓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고, 한국은 이에 대한 투자를 통해 관세협정 이행과 함께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 기회를 동시에 노리고 있습니다. 실로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국내 기업들이 주기기 제작과 시공에 참여하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투자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구조적인 조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은 손실 위험을 분산하는 우산형 특수목적법인 구조를 제안했으나, 미국 측은 프로젝트별 손익 정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금 회수 이후의 수익 배분 비율과 같은 세부 조건도 막판 협의 대상입니다.
기회와 부담 사이, 국익 지키는 게 관건
막대한 투자 규모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물가,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긴 건설 기간은 예상보다 수익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특히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설은 백악관이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선을 그을 만큼 민감한 사안인데요. 산업통상부 역시 공동 출자설을 부인하면서도 원전 협력 관련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임은 인정했습니다.
결국 이번 대미 투자는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까지 포함되는 낙수 효과와 원전 수출 기회 확대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수천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과 장기적인 사업 리스크는 현실적인 부담입니다. 정부는 17일 국회 보고를 거쳐 18일 최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어떤 조건이 담길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