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놓고 여론 갈리...정부 결정 임박
미국의 요청을 받아 정부가 검토 중인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두고 국민적 의견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최근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를 보면 파병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45%로, 찬성하는 36%보다 높게 나타났는데요. 모름 또는 무응답은 19%로 집계되었습니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는 반대 여론이 각각 54%와 59%에 달했으며, 진보층의 60%도 파병에 거부감을 보였습니다. 반면 20대 이하와 60대에서는 찬성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고, 이념 성향으로는 보수층의 53%가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의 실무 검토는 이미 진행 중입니다.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로 파견되었던 국방부 현지조사단이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는데요. 이들은 알다프라 공군기지 등 현지의 작전 기지와 보급 환경을 직접 살피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할 예정입니다. 청와대는 이번 파견이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며, 기술 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기여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11월 3일까지 장비를 배치하려면 10월 초순까지는 결정이 내려져야 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정부의 선택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절반 넘는 중년층 반대...정치권도 거세지는 비판
연령대를 자세히 살펴보면 30대에서도 반대가 47%로 찬성 27%를 크게 앞섰고, 무당층 역시 반대 37%가 찬성 32%보다 많았습니다. 정당 지지층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55%,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67%가 파병에 반대했는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 46%가 반대 40%보다 높게 나타나 뚜렷한 대조를 보였습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파병의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참여연대를 비롯한 601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 당시와 지금 상황을 비교하기도 합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북한 관련 문제 해결과 경제적 안정을 이유로 파병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는데, 현재 이재명 정부 역시 한미 관계 개선이라는 외교적 과제와 맞닿아 있어 단순한 군사 문제를 넘어 정치적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안보 실리 확보 가능할까...절충안 모색에 주목
이번 파병 논란의 핵심은 한국이 어떤 대가를 얻을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파병을 통해 미국의 안보 공약이나 전략 무기 배치를 확실히 보장받는 등 실질적인 방어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세계 5~6위 수준의 국방력은 재래식 무기 기준인데, 특수 무기를 포함하면 여전히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정부 내부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절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중심의 다국적 연합군은 홍해와 아라비아해 쪽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 연합에 참여하면서 미국과의 연계 작전을 병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석유 수송로 확보라는 실리를 지키면서도 장병 안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옵니다. 다만 국민적 반대 여론과 정치권의 비판이 여전한 만큼,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내린다면 후폭풍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