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덜 피우니 예산도 줄었다
2026년 10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소방 재정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정태호 의원은 소방 예산에서 국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14.9%에서 올해 10.7%로 떨어졌다며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2020년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고도 국가 부담은 오히려 줄어든 셈입니다.
배경에는 담배 소비 감소가 자리합니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 개별소비세를 재원으로 삼는데,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이 비율을 20%에서 45%로 올려 소방 인력 증원 재원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담배 판매량이 계속 줄면서 내년 소방안전교부세 세입은 7605억원으로, 올해보다 2897억원 줄어든 27.6% 감소가 예상됩니다. 국비가 줄어든 만큼 그 부담은 고스란히 지방 재정으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재정 빨대' 발언이 부른 후폭풍
논의에 불을 붙인 건 추미애 경기지사입니다. 그는 경기도청에서 열린 소방본부 간담회에서 소방 인건비 부담을 두고 '재정 빨대'라는 표현을 썼다가 논란을 빚은 뒤 사과했는데요. 그러면서도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는 전액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소방공무원 인건비 1조1973억원 가운데 국가 지원은 7.7%에 그치고, 나머지 92.3%인 1조1152억원을 도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 발언은 곧바로 입법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소방 인건비 국가 부담을 명시한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고, 이언주 의원은 22일 인건비의 80% 이상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안을 냈습니다. 여야 모두 재정 구조 자체를 손보자는 쪽으로 움직인 겁니다.
남은 건 분담 기준 손질
정부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국가와 지방이 부담할 원칙과 기준을 재검토하고, 중장기 제도 개선 방안을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지방정부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과 시간이 더 필요한 과제를 나눠 검토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 개선과 첨단 장비 확충에 필요한 안정적 재원 확보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힙니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둘러싼 재정경제부와의 이견은 국회 단계에서 조율하겠다고 했습니다. 내년 재정은 총수요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물가 안정과 장기 성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소방 재정을 둘러싼 논의가 어디까지 결실을 맺을지, 국회 심사 과정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