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24년 만에 최고치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2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62%를 넘어서며 200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10년물도 5.29%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는데요. 금리 급등의 여파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6% 하락한 5만1349.92에, S&P500은 0.17% 떨어진 7670.84에, 나스닥은 0.09% 내린 2만6797.54에 각각 마감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갈렸는데요.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반면, 존 윌리엄스 총재는 지표를 지켜볼 시간이 있다고 밝히며 낙폭을 일부 줄였습니다.
유가 급락과 AI 투자 열풍
이번 금리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겹쳤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재개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했는데요. WTI는 배럴당 89.38달러로 3.48% 떨어졌고, 브렌트유도 102.59달러로 2.56% 하락했습니다. 중동 원유 수출이 회복되면서 9월 수출량은 하루 평균 1632만8000배럴로 2월 분쟁 이후 최고 수준까지 늘었습니다.
반대편에서는 AI 투자 열풍이 채권 시장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메타 등 미국 5대 빅테크는 2025년 AI 설비 투자에 약 1조2000억 달러, 우리 돈 1700조 원을 쏟아붓고 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이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42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앤스로픽 역시 기업공개를 앞두고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에 최소 518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입니다.
반도체 반등과 향후 변수
금리 부담 속에서도 반도체주는 눈에 띄게 반등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4% 올랐고, 마이크론과 AMD도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우호적인 재료를 얻었습니다. 다만 외국인이 6조 원 이상 순매도한 점은 부담으로 남아 있습니다.
시장의 시선은 오는 30일 발표될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9월 고용보고서로 쏠리고 있습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할 핵심 지표인 만큼, 결과에 따라 채권과 증시는 다시 한번 방향을 잡을 전망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까지 오른 가운데, 고금리 고착화가 이어질지 여부가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