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피격으로 긴장 고조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경제 고립 작전을 선포한 첫날부터 호르무즈 해협은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습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오만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되어 기관실이 크게 파손되었는데요.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해당 선박은 운항 불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 사건은 이란과 서방의 대립이 해상 안보로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최근 통항 규정 위반을 이유로 유조선 46척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는데, 이 가운데 한국의 장금상선 소속 선박 5척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란은 벌금뿐 아니라 선박 억류나 화물 압류까지 가능하다고 경고했으며, 이들과 환적하는 다른 선박까지 추가 제재 대상에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해운 업계는 해당 선박들이 장금상선과 직접적인 소유나 용선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란이 자체 기준으로 임의로 명단을 작성할 수 있다는 점이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란의 선박 제재와 미국의 경제 고립 작전
당연히 이번 사태는 미국의 초강력 제재와 맞물려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를 겨냥한 2차 제재를 발표하며 해운과 가상화폐 분야까지 제재 폭을 넓혔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미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이란을 자극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를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물론 미국의 2차 제재는 주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교역이 사실상 중단된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외신은 이러한 압박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실제로 멈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분석하면서도 해상 충돌 위험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에 미칠 영향과 향후 전망
이번 사태에서 한국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예외는 아닙니다. 장금상선은 사우디와 이집트 사이 원유 셔틀 운송의 상당 부분을 담당해 왔는데, 이란의 제재가 현실화되면 물류 대체가 필요해집니다. 이란은 과거에도 해협 통과 시 허가와 통과비 지불을 요구한 바 있어 이번 제재의 배경으로 통행료 관련 문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선박 제재와 확대되는 미국의 2차 제재 사이에서 한국이 외교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이미 인도적 목적의 소수 품목만 교환하고 있지만 통제가 어려운 가상화폐 거래가 미국 제재 대상에 포함된 만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제재 여파를 맞을 수 있습니다. 이란은 통과료 미납 등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어 명분이 희미한데요. 한국 정부는 선박 안전 확보와 동시에 미국의 제재 동참 압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