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묵은 다리가 열리다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됐습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왕복 4차로 도로교량인데요. 2014년 완공된 뒤 북한 쪽 진입도로가 마무리되지 않아 12년 가까이 차량이 다니지 못했던 다리입니다. 개통식은 10월 15일 열렸고, 중국은 22억 위안, 우리 돈 약 4,400억원을 들여 총연장 3km 구간을 정비했습니다. 조중 간 물류 처리 능력이 기존보다 네 배로 늘어난다는 게 중국 측 설명입니다.
리창 중국 총리는 영상 연설에서 새 다리를 양국 전통 우호의 새 이정표로 평가했습니다. 통관 절차를 개선하고 국경 지역 협력을 넓히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는데요. 실제로 개통 이후 양국 컨테이너 차량이 다리를 오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제재의 벽에 걸린 경제 협력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미국입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VOA 질의에 답하며 새 다리를 통한 교역 확대가 제재 회피나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자국 국경에서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숫자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올해 1~9월 북중 무역액이 22억7,26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2017년 40억 달러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회복세라는 설명입니다. 반대로 보면 교역이 늘어날 여지가 그만큼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두 개의 다리, 세 번째 다리
압록강에는 이미 두 개의 다리가 있습니다. 1911년 놓인 제1압록강철교는 일제의 대륙 침략 통로였고, 1943년의 제2압록강교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 통로로 쓰였습니다. 침략과 전쟁의 길이었던 두 다리 옆에 세 번째 다리가 선 셈입니다.
북한의 행보는 다소 엇갈립니다. 최근 러시아, 중국과의 경제 연결은 넓히는 반면 남쪽과의 연결은 끊었습니다. 2024년 10월 15일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 구간을 폭파하고 비무장지대에 장벽을 세운 게 대표적입니다. 새 다리가 유라시아를 잇는 경제 통로가 될지, 제재와 격리의 변수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