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 뒤에 확정된 5개 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규 댐 5곳의 건설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지난 27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지천댐과 아미천댐, 병영천댐, 회야강댐, 고현천댐은 예정대로 추진되고요. 반면 감천댐과 가례천댐은 하천 정비 등 대안 사업으로 전환됩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9월 이전 정부가 밝힌 14개 댐 계획을 두 차례에 걸쳐 손질한 결과입니다. 특히 최근 거제에서는 200년 만의, 청양에서는 5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기존 저수지 시설의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났는데요. 극한 기후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물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거셌던 지천댐도 이러한 기후 위기 인식 속에서 건설이 확정되었습니다.
메가프로젝트와 기후 위기 사이
정부가 댐 건설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기후 재난 대응만은 아닙니다. 충청권 메가프로젝트 등 대규모 산업 투자에 필요한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습니다. 가령 지천댐은 홍수 조절용에서 벗어나 하루 18만t의 용수를 공급하고 수력 발전까지 겸하는 다목적댐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아미천댐 역시 하루 8만t의 생활·산업용수를 공급하게 되고요, 거제 고현천댐은 최근 폭우 피해를 교훈 삼아 홍수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당연히 이들 댐은 천안, 아산, 청주 등 주변 지역의 산업 수요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역할도 하게 됩니다. 산업 성장과 안전을 동시에 잡겠다는 취지지만, 사업 규모와 막대한 예산 부담은 감안해야 할 부분입니다.
풀리지 않은 숙제와 중장기 과제
확정된 5개 댐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하루 150만t,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하루 65만t에 달하는 막대한 용수 수요를 어떻게 충당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아직은 미비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지난해 수입천댐과 동복천댐 추진을 중단하면서 용수 공급의 선택지를 스스로 줄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댐 하나를 완공하는 데 보통 10년가량 소요되는 만큼, 당장 삽을 뜨는 것만큼 중요한 건 장기적인 물 관리 계획입니다. 정부는 추가 댐 건설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메가프로젝트 일정과 기후변화 속도를 고려할 때 중장기 로드맵 수립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