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기준 상장폐지, 국회와 법원 사이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국회와 법원, 거래소를 동시에 흔들고 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시가총액이 상장유지의 최소 기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동성 확보와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해 일정 수준의 시총과 거래량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민병덕 의원은 2027년 7월 기준 적용 시 코스닥 상장사 314곳이 대상이 되고, 이 가운데 76곳은 3년 연속 흑자 기업이라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시총만으로 정상기업과 부실기업을 가르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법원이 본 절차의 빈틈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일 케이엠제약과 주연테크가 낸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재판부는 시총 기준 자체의 부당함을 단정한 건 아니지만, 기준 상향 과정에서 의견진술과 이의신청 기회가 부족했고 회복 요건이 45거래일 연속으로 강화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절차적 참여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은 채 시기를 앞당긴 것이 비례 원칙에 어긋난다는 판단입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시총 미달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하되 상장폐지 절차를 당분간 유예했습니다. 다만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상폐 절차는 그대로입니다. 유예 결정 뒤 형지I&C, 바이오인프라, 예선테크, 모아데이타, 뉴인텍 등 관리종목 주가가 급등했고 모나미도 8%대 올랐습니다.
세그먼트 개편과 시장의 갈림길
금융위는 코스닥을 프리미엄, 스탠더드, 관리군으로 나누고 프리미엄 시장에 별도 지수와 ETF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기관 자금을 우량기업으로 유인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민 의원은 우량기업 쏠림과 낙인효과를 우려하며 일본과 영국 사례를 들었습니다. 이 위원장은 미국 나스닥처럼 끊임없이 퇴출하고 성장기업이 새로 진입하는 구조가 효과적이라고 맞섰습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역차별을 비판하며 ‘안 되는 기업 상폐가 낫다’고 했습니다. 부실기업 퇴출 방향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속도와 절차를 둘러싼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향후 거래소의 소송 대응과 세그먼트 설계, 투자자 보호 장치가 시장 안정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