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수출 역대 최대...반도체 호황 속 1조 달러·세계 5위 가능성

서연경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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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일 오전 11:02

발행: 2026년 6월 2일 오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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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한국 수출이 877억 5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의 42%를 차지하며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고, 연간 1조 달러 달성과 세계 5위 수출국 진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의존도 심화와 자동차·철강 부진, 물가 상승 등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어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877억 달러를 넘어선 5월 수출, 반도체가 이끈다

지난 5월 우리나라 수출액이 877억 5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월간 최대치를 새로 썼습니다. 전년 동월보다 53.2% 늘어난 수치인데요, 이로써 수출은 3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런 성과를 가능하게 한 건 단연 반도체였습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371억 6천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42%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169%나 급증했습니다. AI 인프라 구축 수요가 폭발하면서 D램과 낸드 가격이 1년 새 8~9배로 뛴 것이 주된 배경입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차세대 칩 베라 루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들썩였고, 코스피는 8,788포인트라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습니다.

반도체에 가려졌지만 다른 품목들의 성과도 괄목할 만합니다. AI 서버용 SSD 수요로 컴퓨터 수출은 290% 이상 폭증했고, 선박과 화장품, 바이오헬스, 농수산식품 등 12개 주력 품목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각각 80%와 59% 늘면서 시장 다변화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덕분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무역흑자는 1,019억 달러를 넘겨 기존 최대였던 2017년 전체 기록을 반년도 채 안 돼 깼습니다.

1조 달러와 세계 5위, 가능성과 과제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수출액이 1조 달러에 근접하거나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9,244억 달러를, 일부 증권사는 1조 달러 이상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1~2월 기준으로 이미 세계 5위 수출국 자리를 확보한 만큼, 연말에는 홍콩이나 일본을 제치고 입지를 다질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반도체 의존도 심화라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합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42%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상위 5대 기업이 수출의 43%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수출 호황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내수와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자동차와 철강 수출은 각각 5.9%와 2.1% 줄었고, 석유화학 역시 단가 상승에 따른 착시 효과만 있었을 뿐 실제 물량은 감소했습니다.

자동차 부진과 물가 상승, 넘어야 할 산

하반기를 앞두고 대외 리스크도 적지 않습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불안과 물류 차질은 수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개월 만에 3.1%까지 올랐고, 석유류 물가는 24% 이상 급등했습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먹거리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든 기회를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뷰티와 바이오, 방산 등 신성장 동력을 키우고 대기업의 이익이 협력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까지 전달되는 낙수효과를 만드는 게 시급한 과제입니다. 수출 기록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