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이 런웨이에 오른 날
2026년 9월 19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 결선이 열렸습니다. 박물관 유물을 분장으로 재현하는 행사인데요. 전국 예선을 거쳐 275개 팀, 643명이 참여했고, 이 중 25개 팀이 결선에 올랐습니다.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결선에는 약 3,000명의 관람객이 몰렸습니다. 2024년 시작된 행사가 올해 처음 전국 단위로 확장된 결과입니다. 전시장에 갇혀 있던 유물이 관객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축제가 된 겁니다.
잉어 연적에서 국새까지
대상은 대학생 전은슬 씨가 받았습니다. 그는 백자 잉어모양 연적을 모티브로 전신 수트에 비늘을 그려 넣고, 바닥에 누워 잉어가 팔딱거리는 모습을 표현했는데요. 취업 준비로 지친 청년이 문화유산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는 소감도 전했습니다.
무대에는 다양한 변신이 이어졌습니다. 직장인 팀은 국새 '제고지보'를 표현했고, 모델 이혜정 씨는 간돌검으로 분장해 게걸음으로 레드카펫을 걸었습니다. 고려 청동 공양탑을 조립한 팀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우수상과 우수상에는 반가사유상,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등을 재현한 팀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통차와 만난 박물관 축제
행사장 한쪽에서는 정관장의 건강차 브랜드 '궁정비차'가 체험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조선왕실 기록을 바탕으로 한 건강차 문화를 소개하고, 투호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게 한 겁니다. 찬물에 타 마시는 '진생청율'과 '진생오맥'을 시음하고, 영조의 건강비법에서 착안한 '홍삼정율' 등 차 6종을 선보였습니다.
정관장 관계자는 전통 건강 식문화를 현대 차 문화로 재해석한 K-헤리티지 경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유물이 되살아나는 독보적인 페스티벌이라 평가하며 내년에는 더 성대한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문화유산을 놀이와 차로 가볍게 접하는 방식이 관람객의 호응을 얻으며 박물관 축제의 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