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산모 항소심 무죄…의료진은 감형, 입법 공백 논란 재점화

뉴n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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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24일 오전 8:04

발행: 2026년 7월 23일 오후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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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낙태' 사건 항소심에서 산모가 살인 혐의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의료진은 유죄가 유지된 채 감형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산모가 태아가 사산될 것으로 믿었을 가능성을 인정하며 헌법상 자기결정권을 명시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지속된 입법 공백 속 의료 현장의 혼란을 보여주며 사회적 공론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헌법상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산모 무죄 판결

임신 36주에 가까운 후기 임신을 중지한 산모가 항소심에서 살인 혐의를 벗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3일, 1심에서 살인 공범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20대 산모 권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는데요. 재판부는 권 씨가 브로커로부터 태아가 사산된 상태로 나온다는 설명을 듣고 이를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권 씨가 수술 후 회복 과정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적으로 올린 점이 무죄 판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살아 있는 아이가 인위적으로 살해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공개 채널에 영상을 올리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봤죠. 아울러 임신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권리는 헌법상 보장되는 자기결정권에 해당한다는 점도 명확히 밝혔습니다.

건강한 태아를 숨지게 한 의료진의 무거운 책임

산모가 무죄를 선고받은 반면, 제왕절개 후 태아를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 병원장 윤 씨와 집도의 심 씨는 살인죄가 유지됐습니다. 재판부는 자연분만이 가능할 정도로 성숙하고 건강한 태아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끊은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질타했는데요.

다만 이들의 형량은 1심보다 각각 낮아졌습니다. 병원장 윤 씨는 징역 6년에서 4년으로, 집도의 심 씨는 징역 4년에서 2년 6개월로 감형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산모의 임신 종결 의사에서 비롯된 범행이라는 점과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양형에 참작했습니다. 윤 씨에게는 벌금 150만 원과 추징금 900만 원이 함께 선고됐고, 두 사람 모두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이 제한됩니다.

7년째 계속되는 입법 공백의 뒤안길

이번 사건은 2024년 6월 권 씨가 유튜브에 낙태 후기 영상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진정을 제기하며 수사가 시작됐고, 이후 법적 공방이 이어졌는데요. 사실 이번 판결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입법 공백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입니다.

여성단체와 인권 관련 단체들은 명확한 법적 기준 없이 의료 현장이 혼란에 빠져 있으며, 이로 인해 산모와 의료진 모두가 위험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낙태죄가 폐지된 현재, 임신중지 시기와 절차, 의료인의 책임 범위 등을 규정한 후속 법률이 마련되지 않아 비슷한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관련 입법을 조속히 정비해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