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쿠르드 카드'와 이란의 강경 대응, 중동 대리전 위기 고조

전한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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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6일 오후 5:21

발행: 2026년 3월 5일 오전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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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이 쿠르드족의 이란 지상전을 지지하며 '대리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미국에 버림받은 경험이 있는 쿠르드족은 신뢰보다는 실리를 계산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이란은 강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략의 실효성과 역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만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대리 지상전이라는 트럼프의 구상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 무장세력의 이란 지상 공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중동 정세에 새로운 불씨를 던졌습니다.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쿠르드족의 움직임을 "훌륭한 일"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이는 미군의 직접적인 지상군 투입 부담을 줄이면서 이란 정권을 압박하겠다는 '대리 지상전' 구상으로 해석됩니다. 백악관은 작전 협의 보도는 부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및 이란계 쿠르드 지도자들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한 상태입니다. 핵심은 미군 사상자 없이 이란의 군사력을 분산시키고, 내부의 민중 봉기를 유도하려는 전략적 계산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여러 외신 보도에 따르면 수천 명 규모의 쿠르드 전투원들이 이라크에서 이란 국경 지역으로 이동했거나, 험난한 지형용 차량을 대량 구매하는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무기 지원 가능성도 거론되며, 트럼프 행정부는 쿠르드족에게 공중 지원을 포함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모든 움직임은 이란의 핵·미사일 능력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정권을 흔들려는 목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신뢰보다는 계산, 쿠르드족의 딜레마

그러나 쿠르드족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과거 미국과의 협력에서 반복적으로 '버림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1991년 걸프전, 2003년 이라크 전쟁, 그리고 2014년 시리아에서의 IS 격퇴전 때까지 미국은 쿠르드족을 전략적 동맹으로 활용해왔습니다. 하지만 독립국가나 확실한 자치권이라는 쿠르드족의 오랜 염원은 늘 외면당해왔고, 2019년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이 갑작스럽게 철수하며 쿠르드족을 터키 군대의 공격 앞에 내버려둔 사건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쿠르드 지도부 내부에는 신중론이 강합니다.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는 "지역 내 전쟁과 긴장 확대 공작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들은 미국의 막연한 약속보다는 미군의 직접적인 지상군 투입이나 비행금지구역 설정 같은 확실한 보장을 원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협력은 순수한 신뢰보다는, 이번 기회에 이란 내 쿠르드 자치구를 확보하거나 미국으로부터 더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산술적인 계산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고조되는 긴장과 불확실한 전망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쿠르드족의 움직임에 대해 이란의 대응은 단호합니다. 이란 군은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 있는 쿠르드족 단체 본부를 미사일로 선제 타격했고, 사거리 2천 km의 케이바르 미사일을 전장에 투입하는 등 강경 자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란은 쿠르드족의 개입을 자국 내정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간섭으로 보고, 어떠한 지상전도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리전' 전략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쿠르드 무장세력의 규모가 약 1,500명 수준으로, 이란의 정규군에 비해 현저히 열세라고 지적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외부 세력이 쿠르드족을 이용해 이란을 분열시키려 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오히려 이란 국민들이 외세에 맞서 정권 주변으로 결집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쿠르드 카드는 중동 지역의 긴장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지만, 정권 교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