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잠복기를 겨냥한 입국 장벽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오는 11월 3일부터 미국행 국제선 항공편 승객 전원에게 최근 21일 이내 민주콩고를 방문하거나 체류한 사실이 없음을 증명하는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합니다. 서명하지 않은 승객은 탑승 자체가 거부됩니다. 미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향하는 여행객도 예외가 아닙니다.
21일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입니다. 노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최대 3주가 걸릴 수 있다는 뜻인데요. 잠복기 전체를 방역망 안에 두겠다는 계산이 담긴 셈입니다. 전자 서명도 허용되며, 항공사에는 체크인 웹사이트나 예약 앱에서 확인서를 받도록 권고했습니다.
기존 규정의 빈틈을 메우는 확장
사실 이번 조치는 완전히 새로운 제도가 아닙니다. 앞서 CDC는 출발일 기준 21일 이내에 민주콩고에 머문 승객의 미국행 상업 항공기 탑승을 금지해 왔고, 이후 미국 시민에게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습니다. 문제는 여권과 출입국 기록만으로는 제3국을 거쳐 들어오는 경로를 걸러내기 어렵다는 점이었죠. 서면 확인서는 기록으로 잡히지 않는 이동까지 승객 스스로 신고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배경에는 확산세가 자리합니다. 민주콩고가 에볼라 유행을 선언한 뒤 누적 확진자는 9천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4천 명을 웃돕니다. 케냐와 우간다, 나이지리아 등 주변국으로 번지는 흐름도 확인됩니다. 나이지리아에서 확인된 환자가 우간다에서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국가 간 연쇄 전파 우려가 커졌습니다.
남은 쟁점
당연히 한계도 지적됩니다. 확인서는 승객의 자기 신고에 기대는 만큼 허위 기재를 걸러내기 어렵고, 항공사 체크인 현장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감염병 유입을 사전에 막으려면 국경 단계의 방어선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결국 관건은 서류의 형식이 아니라, 이상 증상이 보고되는 순간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