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친일파 유묵' 논란…관장 개인 소장품이 전시에 오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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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16일 오전 10:37

발행: 2026년 10월 16일 오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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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에 독립운동가 박원근 지사의 글씨로 소개된 유묵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필체로 확인돼 철거됐습니다. 해당 작품은 박물관장 유홍준의 개인 소장품으로, 2019년 경매에서 5만 원에 낙찰받아 직접 추천해 전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같은 전시에 상보자기도 함께 걸리며 셀프 전시 논란이 일었고, 박물관은 검증 절차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애국지사 글씨가 친일파 글씨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걸린 유묵 한 점이 뒤늦게 문제가 됐습니다. 전시 초반에는 충북 보은 출신 독립운동가 박원근 지사의 친필로 소개됐는데요. 이후 제보를 받은 박물관이 서예와 역사, 고문헌 전문가 7명에게 교차 검증을 맡긴 결과, 글씨는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필체로 확인됐습니다. 박물관은 지난 9월 7일 작품을 철거하고 두 차례 대국민 사과를 했죠.

문제는 이 유묵의 주인이 국립중앙박물관장인 유홍준 관장 본인이었다는 점입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된 자료를 통해 소장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박물관장이 자신의 개인 소장품을 직접 추천해 전시에 올린 이른바 '셀프 전시'였다는 겁니다.

5만 원에 낙찰받은 유묵

경위를 보면 유 관장은 2019년 온라인 경매 사이트 아이옥션에서 이 작품을 낙찰받았습니다. 시작가 1만 원에 나온 물건을 5만 원에 가져왔는데, 당시에는 '박덕원'의 글씨로 소개됐다고 합니다. 유 관장은 부여문화원에 기증할 목적으로 구입했고 가격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전시에는 유 관장의 또 다른 개인 소장품인 상보자기도 함께 걸렸습니다. 국립박물관장이 개인 유물을 전시에 내놓는 것 자체가 유물의 가치를 공인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박물관 측은 소장자 정보를 곧바로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개인정보보호법과 국제박물관협회(ICOM) 윤리강령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남은 과제

유 관장은 "실수이자 실력 부족"이라며 박물관에 서예사와 근대미술, 일제강점기 전문 큐레이터가 없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본인이 소장품을 추천하고도 책임을 박물관 실수로 돌린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미술사학자로서 '안목'이라는 저서를 낼 정도였던 관장이 기본 감정에 실패했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죠.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차용 과정과 구입 경위를 전면 공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박물관은 개인 소장품 전시 시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수장이 소유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 관장은 총 865점을 기증하며 감정평가액이 27억여 원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