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대로, 새 IP는 없었습니다
3년 만에 돌아온 블리즈컨 2026에서 블리자드는 팬들의 예상을 적중시켰습니다. 신규 IP 공개 대신 기존 프랜차이즈를 재해석하고 확장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는데요.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단연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차기작 소식이었습니다. 블리자드는 익숙한 세계관을 유지하되, 플레이 방식과 장르는 과감하게 뒤집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신작은 기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에서 벗어나 오픈월드 슈팅 게임으로, 2030년 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병력을 지휘하는 사령관이 아니라 전장의 한가운데서 직접 총을 쏘는 병사가 되는데, 이는 20여 년 전 '스타크래프트: 고스트' 이후 다시 꺼낸 도전입니다. 디아블로5는 2029년 봄에 찾아올 예정이며, 디아블로가 이미 세계를 장악한 절망의 시대를 그립니다. 안전한 마을 하나 없는 폐허에서 캐러밴을 이끌고 생존자를 모으는 구조는 기존 시리즈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내비쳤습니다.
환호하는 팬, 그리고 실망한 팬들
모든 소식이 박수만 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신규 프로젝트 '포에버'는 클래식 서버의 감성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지역과 종족을 더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습니다. 반면 디아블로5는 디아블로4 스토리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후속작의 시놉시스를 공개해 결말을 유출하는 형국이 되었고, 이에 대한 팬덤의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신작 역시 원작 팬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RTS가 아니라는 점과 2030년이라는 먼 출시 시점에 실망감을 내비치는 이들이 적지 않았는데요. 사실 블리자드는 과거 '디아블로 이모탈' 사례처럼 시네마틱만 던지고 구체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는 방식의 후폭풍을 겪어봤기에, 이번에도 비슷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높아진 개발비와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기존 IP를 새 장르로 풀어내는 시도 자체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게임을 넘어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이번 블리즈컨은 단순히 게임 업데이트를 알리는 자리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블리자드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디아블로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 중이라 밝혔고, 오버워치와 워크래프트 등의 영상화 가능성도 열어두었습니다. 조해나 패리스 CEO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에 걸맞은 멀티 미디어 전략을 강조했는데요. 모니카 오스틴 CMO는 당분간 신규 IP 개발보다 기존 핵심 IP를 다양한 장르와 콘텐츠로 확장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는 블리자드가 선택한 생존 전략이자, 동시에 기존 팬들의 정체성을 시험에 들게 하는 고육지책으로 읽힙니다. 오버워치의 신화 스킨 무료 증정이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6년 만의 신규 영웅 추가 같은 소식은 서비스 회복 의지를 보여주지만, 진정한 시험대는 2030년까지 이어질 이들의 약속이 지켜지는지 여부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