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하늘의 요새, 이륙 직후 참변
2026년 6월 15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 공군의 상징적인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스트라토포트리스가 이륙 직후 활주로에 추락한 것인데요. 사고로 탑승자 8명이 전원 사망했고, 기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습니다. 당시 B-52는 레이더 현대화 프로그램을 위한 정기 시험 비행을 수행 중이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는 수 km 밖에서도 보일 거대한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군 당국은 즉시 구조대를 출동시켰지만 생존자는 없었습니다. 트로이 마인크 미 공군장관은 희생된 군인과 민간인 직원, 계약업체 관계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기체 제작사인 보잉사 직원 2명도 포함되어 있어 업계의 충격도 큰 상황입니다.
노후 기체의 무거운 날개
B-52는 냉전 시대인 1950년대 소련 견제를 목적으로 개발된 대형 폭격기입니다. 날개 길이 56m에 최대 31톤급 무기를 탑재할 수 있어 '하늘의 요새' 혹은 '폭격기의 제왕'으로 불렸는데요. 베트남전과 걸프전, 이라크와 이란 전쟁까지 실전에 투입되며 70년 넘게 미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사실 B-52는 1962년에 생산이 중단된 노후 기종입니다. 후속 기종인 B-1과 B-2가 개발되었지만 천문학적인 유지 비용과 낮은 가동률 문제로 B-52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미군은 엔진과 레이더 등을 교체하는 대규모 성능 개량 사업에 약 486억 달러를 투입하며 기체 수명을 2050년대까지 연장하려 했습니다. 바로 이번 시험 비행도 그 일환이었는데, 사고는 이 현대화 계획에 큰 변수를 던졌습니다.
원인 규명까지 남은 과제
미 공군은 정확한 추락 원인을 밝히는 데 최대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임스 헤이즈 제412시험비행단 부사령관은 인내심을 가고 조사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는데요. 항공 안전 전문가 제프 구제티는 이륙 직후 고도를 높이지 못한 점을 들어 제어 장치나 엔진의 오작동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1982년 이후 B-52 관련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참사입니다. 활주로가 파손되어 기지 항공기 운항도 향후 16일간 중단되었습니다. 70년 넘게 하늘을 누볐던 전설의 폭격기가 오히려 현대화를 앞두고 참변을 맞은 셈입니다. 조사 결과는 미래 전략 폭격기 운용 정책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