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AI 전력 수요 잡기 위해 청주에 '로봇 군단' 띄웠다

머연미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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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9일 오전 5:46

발행: 2026년 6월 28일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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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대응해 청주 배전캠퍼스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자동화율을 93~95%까지 끌어올리고 생산능력을 850만 대까지 확대하면서,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의 납기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회사는 초고압 변압기 중심에서 배전기기 비중을 30%까지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바꾼 전력망 지형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가 7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2024년의 약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변화는 전력 인프라 시장의 중심을 송전에서 배전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한 곳에 초고압 변압기가 12대라면, 전력을 쪼개 보내는 배전변압기와 차단기는 1020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전력 전쟁은 이제 초고압을 넘어 배전기기에서 시작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수요 폭증에 맞춰 HD현대일렉트릭이 충북 청주에 배전캠퍼스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시장 대응에 나섰습니다. 기존에 안성과 울산, 부산 등지에 분산돼 있던 생산 및 물류 거점을 통합한 이곳은 약 1161억 원이 투입된 차세대 스마트 생산 기지입니다. 특히 중저압 차단기 생산 라인의 자동화율을 기존 70%에서 93~95%까지 끌어올리며 생산 혁신의 기준을 새로 썼습니다.

로봇이 사람의 손을 대신하는 공장

청주 배전캠퍼스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자동화 물류 시스템이 특징입니다. 자율주행 물류로봇(AMR) 12대와 자동 케이스 처리 로봇(ACR) 10대, 물류 셔틀 20대가 자재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연결합니다. 고층 자동 창고에서 하이픽이 자재를 꺼내면 미니키바가 라인까지 운반하고, 다관절 로봇팔과 비전 검사 시스템이 조립과 외관 점검을 처리합니다. 이를 통해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가 실시간으로 품질을 확인하는 지능형 공정 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

생산 능력도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연간 500만 대 수준이던 중저압 차단기 생산량은 850만 대로 약 70% 증가했고, 설비종합효율(OEE) 역시 기존 58%에서 75%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진공차단기(VCB)의 핵심 부품인 진공인터럽터 생산 공정에서는 작업자 2~3명이 하던 일을 로봇 1대와 관리자 1명이 수행하도록 개선했습니다. 이처럼 사람은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데이터 검증과 같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납기가 승부처

배전기기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릅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글로벌 배전기기 시장이 2025년 1202억 9000만 달러에서 2034년 2032억 3000만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시장에서 특히 수요가 폭발적인데요.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납기 경쟁력을 핵심 무기로 삼았습니다. 미국 현지 업체들이 1년가량 제시하는 납기를 절반 이하로 단축해 제안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수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기준 납기 준수율은 현재 10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초고압 변압기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배전기기 비중을 현재 16% 수준에서 30%까지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향후 울산의 배전반과 배전변압기 생산까지 청주로 통합해 패키지형 전력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2030년까지는 설비종합효율을 90%까지 높이고 연간 생산 능력을 1300만 대까지 확대할 계획인데요. AI 전력망의 끝단을 책임질 배전 설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를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