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어제(4월 2일) 박덕흠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새 공천관리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4선 의원인 박 위원장은 당내 신망이 높은 인물로 평가받으며, 법조 경력자들을 다수 위촉해 위원회를 구성한 점이 눈에 띕니다. 이번 조치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와 충북에서 불거진 컷오프(경선 배제) 논란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혼란에 빠진 공천 과정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새 공관위는 법적 분쟁 가능성을 의식해 전문가 중심의 인선으로 무장했지만, 당내 갈등을 해소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법원이 건 제동, 공천 권한 흔들려
혼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법원의 판결입니다. 지난달 국민의힘 공관위가 김영환 현 충북지사를 경선에서 컷오프하자, 김 지사는 이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당초 공관위의 결정이 잠정적으로 무력화되었죠. 이에 장동혁 대표는 "법원의 정치 개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대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데 반발해 각각 가처분 신청과 재심 청구를 냈습니다. 법원의 결정이 당의 공천 자율권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새 공관위는 이 복잡한 법적·정치적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첫 번째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대구와 충북, 찢어진 지지층
공천 논란의 현장은 크게 두 곳입니다. 첫 번째는 대구입니다. 컷오프된 이진숙 전 위원장은 공정한 경선을 통해 후보가 선출된다면 대구 시민이 좌파 후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경선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한때 당 상징색인 빨간색이 아닌 흰색 옷을 입고 활동하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죠. 두 번째는 충북입니다. 김영환 지사의 가처분 인용으로 경선 판세가 완전히 뒤흔들렸습니다. 다른 예비후보들이 내정설에 반발해 사퇴와 복귀를 오가는 등 후보 구도 자체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지방의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에서의 이런 혼란은 당의 지지 기반을 무너뜨리고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수습 나선 지도부와 당내 갈등
새 공관위 출범은 이런 위기를 수습하려는 당 지도부의 의지로 보입니다. 위원회에는 정희용 사무총장, 서천호·이종욱·이소희 의원 등 원내 인사와 검사 출신 곽규택 의원, 변호사 출신 함인경 대변인 등이 포함됐습니다. 법조인을 대거 기용한 것은 향후 있을지 모를 추가 법정 공방에 대비한 전략이죠. 또한 당협위원장의 공직선거 출마 시 사퇴 규정을 유예하는 안건도 통과시켜 전략 공천 지역에 대한 운영 유연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공천 잡음의 책임을 지도부에 돌리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새 공관위가 법적 안정성과 내부 화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6·3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지켜볼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