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도를 넘긴 그날의 기록
입추를 코앞에 둔 8월 초, 전국이 기록적인 폭염에 휩싸였습니다. 특히 경남 양산은 낮 기온이 42.5도까지 치솟으며 1904년 기상관측 시작 이후 122년 만에 처음으로 42도를 넘어섰습니다. 양산은 지난달 29일부터 닷새 연속으로 40도를 웃돈 데 이어, 8월 들어서도 매일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경주와 김해, 광양 등 곳곳에서 40도 안팎의 고온이 속출하면서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의 한 페이지가 새겨졌습니다.
이중 고기압이 만든 '열기 용광로'
이번 폭염의 이면에는 이례적인 기상 현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동시에 뒤덮은 '이중 고기압' 구조가 강한 일사를 지속시킨 것인데요. 여기에 양산 특유의 분지 지형이 덧씌워지면서 서풍이 산맥을 넘어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를 몰아왔고, 이른바 푄 현상까지 겹쳤습니다.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양산은 마치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용광로처럼 변했고, 장마철 적은 강수로 메마른 토양은 지표면 가열을 더욱 가속화했습니다.
밤낮없는 폭염과 피로한 일상
밤사이 열기가 식지 않아 열대야는 역대 최장 기록을 새로 쓰고 있습니다. 8월 1일 기준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10.2일로, 이전 최고였던 1994년을 넘어섰는데요. 극심한 무더위 속에서 누적 온열질환자가 1,700명을 넘고 인명 피해도 이어지자, 시민들은 피서가 아닌 '피신'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며 실내 쇼핑몰이나 계곡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격상하고 취약계층 지원과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이번 주 내내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39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어 극심한 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