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주 만의 하락,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불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9주 만에 하락으로 전환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는데요, 이는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량이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19주 연속 상승세가 깨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이 찾아온 겁니다.
경기·인천 역시 각각 0.01%, 0.03% 하락하며 수도권 전반에서 하락세가 나타났고, 전국적으로는 14개 시도가 하락하는 등 광범위한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하락이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거래절벽 현상, 통계 뒤에 숨은 진실
10·15 대책은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고가 주택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약 70%나 급감했는데요, 극소수의 하락 거래가 통계에 반영되면서 전체 평균 가격을 끌어내린 겁니다.
흥미로운 것은 거래가 급감했음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02.3으로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매수 심리가 여전히 우세하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실제로 강남3구와 용산구 등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이었습니다. 10월 16일부터 11월 17일까지 강남3구에서만 402건의 신고가 거래가 발생하며 직전 달 대비 27.6%나 늘었죠.
강남3구의 역주행, 평균거래액 9개월 만에 최고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액이 14억 5001만원으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건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절대적인 거래량은 줄었지만, 매물 감소로 소수의 거래가 높은 가격에 이루어지면서 평균이 끌려올라간 겁니다.
특히 강남3구의 평균 매매가 변동률은 2.6%로, 서울 신규 규제지역의 변동률(0.7%)보다 3배 이상 높았습니다. 송파구에서는 신고가 거래뿐 아니라 지속적인 거래가 발생하고 있고, 자곡동, 세곡동 등 강남구 외곽 지역에서도 신고가가 나타났는데요, 이는 신규 토허제 지역 지정에 따른 대체지 수요 몰림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전세시장 불안과 공급 부족의 악순환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5% 상승하며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서울, 수도권, 경기·인천 등에서 0.06%씩 상승했고, 일부 단지에서는 월세 보증금이 전세를 추월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세 매물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이 매매시장의 가격 조정을 막는 역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죠.
전문가들은 수요 억제만으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낀 매물이 사라지면서 시장에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이에 따라 가격 조정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는데요,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다음 수순과 시장 전망
정부는 연내 추가 공급 대책 발표를 목표로 LH와 공동 운영하는 합동 전담 조직(TF)을 출범시켰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해제까지 검토하며 추가 대책을 예고한 상태인데요, 문제는 거래 절벽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말라가는 데 있습니다.
현재 서울 내 토지거래 허가 대기 건수가 4000건에 달하며, 승인까지 최소 15일 이상 소요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과거 침체기 수준의 거래 절벽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아파트 매매 시장이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습니다. 시장이 진정한 안정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를 조화롭게 추진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