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원내대표 사퇴…‘1일 1건 의혹’ 속 책임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취임 200일 만이다. 지난 몇 주간 갑질·특혜 의혹이 하루가 다르게 불거져 ‘1일 1건 의혹’이라는 별명까지 얻었고, 결정적으로 강선우 의원의 1억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공천 과정 묵인 의혹이 터지며 책임론이 거세졌다.
김 전 원내대표는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처신으로 당과 이재명 정부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갑질 피해 보좌진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는 없어 논란을 더했다.
민주당, 후임 선출·윤리감찰로 수습
민주당은 당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른 시일 내에 새 원내대표 선출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1일 원내대표 보궐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같은 날 진행되며,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20% 반영해 당원 의사를 일부 반영한다. 당원 투표는 1월 9일부터 11일까지, 국회의원 투표는 11일 실시된다. 새 원내대표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인 약 5개월이다. 그동안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직무를 대행한다.
한편, 강선우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 정청래 대표는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강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경 서울시의원 후보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고, 김병기 전 원내대표(당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원내대표는 윤리감찰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 역시 강선우·김병기 의원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차기 원내대표 물망에 박정, 백혜련, 한병도, 이언주, 조승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잔여 임기가 5개월 남은 만큼 경선 대신 추대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청래 대표는 “말 안 통하는 국민의힘 때문에 수고 많았다”며 김 전 원내대표를 위로한 뒤 “내란 청산과 개혁 입법, 민생 입법,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민주당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직 사퇴·수사해야”…수사 본격화
야당은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사퇴가 ‘뒤늦은 후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원내대표직만 던진 것이 아니라 의원직도 사퇴하고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공천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민주당 전체가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김병기 사퇴는 만시지탄”이라며 “강선우 의원도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도 “민주당의 도덕적 파산”이라며 김·강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수사 상황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가족을 상대로 한 고발·고소만 6건 이상 접수됐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외교 첩보 관련 의혹, 배우자의 업무추진비 유용, 숙박권 무상 이용, 차남의 편입 과정 개입 등 다양한 혐의가 제기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들 사건을 병합해 직접 수사할지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