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 넘도록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이 26척에 이릅니다. 2월 28일 이후 단 한 척도 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선원 136명은 미사일 위협에 노출된 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일본 선박이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한국 선박들에게는 여전히 구체적인 해방의 빛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이란이 운항을 막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소통을 지속하고 있지만, 현장의 불안감과 선사들의 경제적 피해는 누적되고 있습니다.
이란이 선택한 ‘골라 보내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특정 국가 선박에 대해 선택적 통과를 허용하는 ‘골라 보내기’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본 관련 선박 3척이 통과한 사례를 보면, 소유주는 오만이나 인도 회사였고 일본인 선원은 탑승하지 않았습니다. 선적도 파나마 등 편의 치적이었죠. 프랑스 해운사의 컨테이너선도 몰타 선적으로 이란이 통제하는 항로를 지났습니다. 이는 자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나 조건에 맞는 선박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억류를 지속하는 차별적 접근으로 읽힙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개별 협상보다는 국제 사회와의 공동 대응으로 해협 개방을 압박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이란이 요구할 수 있는 통행료 납부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현장의 고립과 누적되는 피해
해협에 갇힌 선원들은 현지에서 식재료를 조달하며 체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심리적 부담은 큽니다. HMM해원연합노조는 타국 선박의 통과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선사들, 특히 중소 해운사에게 닥친 경제적 타격입니다. 총 26척 중 10척을 중소 선사가 보유하고 있는데, 위험 지역 수당과 급증한 보험료로 인해 매출 감소와 운용 부담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접촉 창구가 부족한 중소 선사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정부는 이 피해 규모를 약 148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경 예산을 통해 피해 보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해법은 국제적 공조와 대체 경로 확보에
현재 정부가 내세우는 핵심 해결책은 두 축입니다. 하나는 이란에 대한 국제적 공동 압박이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비한 대체 경로 마련입니다. 청와대는 인도주의 지원과 선박 통과를 연계하는 안을 일축한 상태입니다. 대신 사우디아라비아의 얀부항을 경유하는 홍해 항로 등 대체 운송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에도 오만, 알제리 등에 특사를 파견해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설 예정이죠. 하지만 이러한 대응이 당장 갇힌 선박과 선원들의 신속한 석방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습니다. 국제 정세의 흐름과 이란의 다음 수가 무엇인지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안전한 통과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지금 이 순간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