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7억 시대…세금 줄이려는 집주인과 쫓겨나는 세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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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9일 오후 10:34

발행: 2026년 8월 9일 오후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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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7억 원을 돌파하며 전월세 시장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실거주 장려 세제 개편안으로 비거주 1주택자들이 전세 매물을 거둬들이고 직접 입주하면서 공급이 급감했는데요. 이로 인해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월세 비중이 52%까지 치솟는 등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실거주 의무 유예 특례 확대와 5만 가구 추가 공급 등 후속 대책을 검토 중이지만, 시장 안정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전셋값 7억 시대, 세금 줄이려 집주인이 들어오면 세입자는 나간다

최근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처음으로 7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 458만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8.5%나 올랐는데요. 전세 매물은 1년 만에 10.4% 급감했고,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달 전월 대비 1.37% 올라 1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중랑구나 금천구, 노원구 등에서는 매물이 60% 이상 사라지는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이런 상황의 배경에는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8월 3일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또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특별공제로 바꿔 비거주 주택은 공제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는데요. 세금 부담을 줄이려면 직접 살아야 한다는 강력한 유인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비거주 1주택자 세금 폭탄과 전세 물량 급감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은 늘었지만 실제 거래는 침체되었습니다.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전용 155㎡ 매물은 두 달 전보다 8억 원 낮은 77억 원에 나왔을 정도인데요. 문제는 급매가 나와도 사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대출 규제와 고가 주택 유지 비용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들은 전세 매물을 거둬들이며 직접 입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선택인데, 이 과정에서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 갱신을 거절당하거나 갱신청구권이 무력화되면서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고, 집주인이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제가 살 테니 나가주세요"라고 요청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전월세 시장의 공급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비거주 1주택자가 실거주로 전환하면 임대 물량이 줄어들고, 이는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유세가 임대료로 전가되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52%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정부의 공급 카드와 세제 보완, 시장 안정될까

세입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셋값이 2년 사이 1억~2억 원씩 뛰면서 기존 보증금과 대출만으로는 새 집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많은 세입자가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반강제적으로 월세 계약을 맺고 있는데, 정책의 피해가 무주택 서민에게 집중된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 유예 특례를 연장하고, 취학이나 직장 변경,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비거주 인정 기간을 최장 3년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또한 국·공유지와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해 최대 5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고,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시간이 넘는 점검회의를 통해 강남권 개발제한구역과 용산어린이정원 등을 후보지로 거론했는데요.

사실 종부세 자체를 두고도 예측 가능한 세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세율과 과세 기준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면 납세자의 불신만 커진다는 지적입니다. 지방재정을 고려한 공평과세와 함께, 고령층이나 유동성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병행될 때 비로소 세제 개편안이 시장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