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시간을 멈추며
2026년 7월 7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 운영하던 독립서점 '책방오늘'이 마지막 영업을 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2018년 서울 양재동에서 시작해 2023년 서촌 통의동으로 자리를 옮긴 이 작은 공간은 딱 8년의 시간을 채우며 잠정 폐업을 알렸는데요. 한강 작가는 텅 빈 책꽂이를 정리하며 마치 처음 공간을 마련했던 때로 되돌아간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번 폐업은 작가의 의지와는 조금 다른 상황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책방이 들어서 있던 건물이 최근 매각되면서 세입자들이 모두 퇴거하게 되었고, 해외 체류 등으로 인해 단기간에 새로운 공간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비록 예상치 못한 마침표가 찍혔지만, 한강 작가는 8년이라는 세월을 기적 같은 감사함으로 기억하고 있었죠.
서촌 골목의 변화와 책방의 자리
사실 '책방오늘'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에는 좁은 공간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영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서점 측은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한강 작가가 직접적인 운영에서 물러났음을 공지해야 했는데요. 이런 외부적 관심이 오히려 서점의 일상적인 운영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서촌 일대의 급격한 상업화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었습니다. 관광객이 늘고 카페와 유명 브랜드 편집숍이 속속 들어서면서 동네 책방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습니다. 이번 건물 매각 역시 서촌 지역의 부동산 환경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한강 작가는 비 오는 날 목조 지붕 아래 낭독회를 열고, 퇴근길 손님이 갓 진열한 책을 읽는 모습을 지켜보며 서점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회상했습니다. 이런 소소한 교감들이 이제는 골목 한편의 추억으로 남게 된 셈입니다.
쉼표를 찍고 다시 걸음을 떼며
한강 작가는 이번 폐업을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는 큰 품이 드는 일을 감당할 여건이 되지 않아 잠시 멈추지만, 정비를 거쳐 언젠가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습니다. 특히 매일 찾아와 책을 읽어준 손님들이 서점을 완성해 주었다며 깊은 고마움을 표했는데요.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많은 부분이 불안정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집필을 마쳐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8년간의 '오늘'이 잠시 멈춰 섰지만, 작가와 독자들이 나눈 이야기는 여전히 살아있는 만큼,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