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격랑

노연동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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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2일 오전 5:47

발행: 2026년 2월 12일 오전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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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에서 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둘러싼 본디 법무장관과 민주당의 격렬한 공방이 벌어졌다. 논란은 머스크 가족과 유럽 왕실까지 확산되었으며, 러트닉 상무장관은 문건에 빈번히 이름이 오르내리며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백악관의 강력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정치권의 깊은 갈등을 드러내며 향후 정국에 불확실성을 남겼다.

청문회장에서 터진 정치적 전쟁

미국 하원 법사위 청문회장이 지난주 뜨거운 공방의 장이 됐습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이 엡스타인 문건 공개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과 고성으로 맞서며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는데요. 민주당은 법무부가 수백만 페이지에 달하는 문건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사적 정보를 지나치게 노출했고, 오히려 일부 가해자들의 신원을 가렸다고 비난했습니다.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본디 장관을 강하게 추궁했죠.

반면 본디 장관은 이에 공격적으로 맞섰습니다. 래스킨 의원을 ‘한물간 낙오자 변호사’라고 지칭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당 측의 사과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건 공개 법안에 서명했으며, 법무부가 방대한 양의 문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행정부의 입장을 옹호했습니다. 이 청문회는 단순한 사실 확인을 넘어, 엡스타인 사건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표면화된 순간이었습니다.

머스크家에서 왕실까지 번진 불씨

논란은 정치권을 넘어 유명인과 국제적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일론 머스크 CEO의 동생인 킴벌 머스크가 엡스타인으로부터 여성을 소개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죠. 2012년 엡스타인이 보낸 이메일에는 특정 여성에 대한 소개와 킴벌의 긍정적 반응이 담겨 있었습니다. 킴벌 측은 엡스타인의 섬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소개받은 여성과의 만남도 엡스타인과 무관하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 자신도 엡스타인과 2012년부터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그는 엡스타인을 ‘역겨운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그의 초대를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에서는 스웨덴 왕자비가 20년 전 엡스타인과 두 차례 만난 사실을 인정하며 파문이 유럽 왕실 근처까지 닿았습니다. 사건의 그림자가 경제계와 왕실까지 드리우면서, 그 영향력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러트닉 장관의 위기와 정국의 향방

가장 직접적인 정치적 타격을 받고 있는 인물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입니다. 엡스타인 문건에 그의 이름이 250회 이상 등장하면서 거짓말 논란에 직면했죠. 그는 과거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부인했다가, 나중에 가족과 함께 그의 섬을 방문한 사실을 인정하며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이로 인해 공화당 내에서도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러트닉 장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사퇴설을 단호히 부인했습니다. 이는 러트닉 장관이 추진 중인 관세 정책 등 행정부의 핵심 과제를 지키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본디 법무장관도 청문회에서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법의 공정한 집행을 강조했지만, 민주당은 법무부의 수사가 여전히 정치적 목적에 이용될 수 있다며 의구심을 표출했습니다. 결국 엡스타인 문건 공개는 단순한 진상 규명을 넘어, 격화된 당파 갈등 속에서 권력과 책임을 가늠하는 정치적 시금석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