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보고로 날아간 두 달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37세 장미란 씨를 찾는 수색이 3개월 만에야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담당 경찰관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시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점인데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30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 씨와 통화했다며 사건을 스스로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통신 기록을 확인한 결과 두 사람 사이의 통화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실종자의 안전 여부나 위치 확인 같은 기본 절차도 제대로 밟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허위 종결로 인해 실제 수색은 7월 19일 가족의 재신고 이후에야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그사이 보관 기간이 지나 공공 CCTV 영상 대부분이 삭제되었고, 행적을 추적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들이 사라졌습니다. 담당 경장은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되었으며, 제주경찰청은 해당 경찰관이 처리한 실종 사건 전부를 전수조사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수색과 남은 허점
경찰은 지난 8월 20일부터 장 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한림항 주변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에 나섰습니다. 헬기와 드론, 경찰견, 해경 경비정까지 동원된 이번 수색에는 140여 명이 투입되었는데요. 인근 식당과 숙박업소의 민간 CCTV를 끼워 맞춰가며 행적을 파악하고 있지만,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당연히 경찰의 초동 대응 실패를 두고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김미애 의원은 경찰이 스스로 골든타임을 없앴다며 강하게 질타했고, 전문가들은 현행법이 성인 실종자를 가출인으로 취급하는 공백을 지적하며 성인실종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동이나 장애인 중심의 실종 대응 체계로는 성인 실종자에 대한 체계적인 수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시스템 개선과 재발 방지 노력
파문이 커지자 경찰청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이중장치를 급하게 도입했습니다. 기존에는 담당 경찰관이 단독으로 전산상 종결 처리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보고 내용과 입력 정보를 일일이 확인한 뒤 승인해야만 사건이 해제됩니다. 이는 담당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인한 부실 대응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수색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하며, 피해 가족을 향한 장난전화나 가짜뉴스 같은 2차 가해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이 보여주듯, 제도적 허술함과 일선 조직의 관리 부실이 얽혀 피해가 훨씬 커졌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앞으로 시스템 개선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그리고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은 성인 실종에 대한 법적 기준 마련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